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신청했다고 28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아크인베스트가 준비 중인 ETF 상품은 ‘아크21셰어 비트코인 ETF’라는 이름이 붙었다.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ARKB’ 종목코드로 거래된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다. 그는 지난 5월 “비트코인 하락은 건전한 조정이며, 결국 50만 달러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락장에서도 코인베이스와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 펀드 지분 저가 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이제까지 자사 운영 중인 ETF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식을 사들이거나 GBTC 펀드 지분을 매수하는 등 간접 투자하는 방식을 취해왔는데, 이번에는 직접 ETF 상장에 나서는 것이다.
CNBC는 아크인베스트의 비트코인 ETF 상품 출시 추진이 비트코인 가격이 4월 고점인 6만3000달러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의 비트코인 규제와 테슬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비트코인 결제 수단 허용 번복 등의 악재가 겹친 영향이었다.
아크인베스트는 SEC에 제출한 신청 서류에서 ‘위험 요인’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비트코인의 변동성과 투기적 성격을 인정했다. 아크인베스트는 “비트코인의 시장 가치가 어떤 특정 회사나 정부 또는 자산과도 관련이 없다”면서도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시장 가치는 미래에 대한 기대, 비트코인 거래 건수, 그리고 자산으로서의 종합적인 비트코인 사용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비트코인 가치의 상당량이 투기적이라는 뜻이며, 더 큰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평가 가치에 따라 상당한 이익이나 손실, 변동성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크인베스트가 SEC의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크인베스트에 앞서 이미 8개의 비트코인 ETF가 SEC에 신청된 상태로 지난주 SEC는 반에크어소시에이츠가 신청한 비트코인 ETF의 승인 결정을 또다시 연기했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 연기였다.
우드 CEO는 올해 초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을 가르친 게리 겐슬러가 SEC 위원장에 지명되자 조 바이든 미국 정권하에서 가상화폐 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겐슬러 SEC 위원장은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규제와 투자자 보호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테슬라 투자로 ‘대박’을 내며 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 우드는 지난 몇 달간 성장주 조정기 여파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이달 들어 대표 펀드인 아크이노베이션이 16% 이상 반등하며 한숨을 돌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