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배송 '퀵커머스' 사업에 집중ㆍ통합 온라인몰 '마켓포' 7월 중순 출범 예정
온ㆍ오프라인 통합 매출 10조원, 취급액 15조원의 유통 공룡이 탄생한다. 편의점과 슈퍼마켓, 온라인몰에 홈쇼핑 사업까지 하는 '통합 GS리테일'호가 내달 1일 닻을 올린다.
GS리테일은 1만5000여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소매점과 8개의 디지털 커머스, 취급액 1위의 TV홈쇼핑에 전국 40만㎡ 규모의 60여개 물류 센터망을 보유한 종합 유통회사로 발돋움해 2025년까지 취급액 25조 원을 달성한다는 각오다.
통합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의 단순 매출 합계만 약 10조 원에 달한다. 이는 신세계그룹(신세계ㆍ이마트)과 롯데쇼핑에 이은 국내 주요 상장 유통사 기준 3위권이며, 영업이익은 4000여 억원으로 업계 1위다. 상장사 기준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3조9000억 원으로 2위 규모로 평가된다.
GS리테일이 꼽는 차별화 역량은 1만5000여 개의 소매점 인프라다. 지난해에는 배달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하고, 최근에는 우딜앱으로 주문 및 배달 플랫폼을 론칭해 이커머스 역량을 확대했다. 유통 환경에서 중요도가 높아지는 퀵커머스(빠른 배달) 플랫폼과 도심형 물류거점인 마이크로풀필먼트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통합 전략을 통해 GS리테일은 5년 뒤인 2025년까지 취급액 목표를 25조 원으로 잡았다. 2020년 기준 연간 취급액인 15조원에서 연 평균 10% 이상 성장하는 그림이다.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신선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5년 간 디지털 커머스와 인프라 구축, 신사업 등에 1조 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GS리테일의 강점인 신선과 가공, 조리 식품의 소싱 역량을 다양한 분야의 8개 디지털 커머스와 연계해 취급액 약 4조5000억 원 수준의 현재 디지털 및 방송 커머스를 2025년까지 10조7000억 원으로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통합 GS리테일을 이끄는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는 “전국 1만5000여 오프라인 플랫폼과 디지털, 홈쇼핑 커머스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통사는 GS리테일 밖에 없을 것”이라며, “회사가 보유한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경계가 허물어지는 유통 시장 환경에 온·오프 커머스 통합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 제공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GS리테일은 신세계·이마트가 G마켓와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마무리하고, 쿠팡이 미국 증시 입성에 성공한 직후 등장해 시기상 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베이 매각은 신세계의 승리로 끝났지만, 규제 당국의 승인 결과에 따라 내년 초에나 인수 작업이 마무리된다. 3월 미국 증시 입성으로 5조 원의 실탄을 장착한 쿠팡도 전국 방방곡곡에 물류센터 건립 소식을 알렸지만 아직 착공에 나선 것은 아니다. 이베이 인수전에서 발을 뺀 롯데쇼핑도 M&A 매물을 찾는 등 온라인 경쟁력 확보에 여념이 없다.
GS리테일이 통합을 마무리하면서 이들의 빈틈을 파고 들기 좋은 타이밍이라는 얘기다. 실제 GS리테일은 경쟁이 치열한 익일배송과 당일배송보다는 이커머스 선두 사업자들이 아직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퀵커머스’에 집중할 의도를 비추고 있다. 새벽배송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쿠팡도 최근 쿠팡이츠를 분사하고, ‘쿠팡이츠마트’의 특허를 신청하는 등 퀵커머스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정식 사업에 나서기 전이다.
다만, 통합 GS리테일이 온ㆍ오프라인 융합 유통기업을 강조하지만 온라인 사업이 다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 이종 유통 플랫폼이 협력해 성과를 낸 적이 없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특히 GS샵을 통해 온라인 사업을 하고 있지만, 쿠팡과 이베이를 비롯해 네이버쇼핑에 카카오커머스까지 뛰어든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은 미미하다. 당초 합병 법인 출범과 함께 론칭하기로 했던 통합 온라인몰 ‘마켓포’의 정식 론칭 시기가 다소 밀렸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마켓포’는 신세계 이마트의 SSG닷컴이나 롯데쇼핑의 롯데온과 같은 그룹사의 통합 온라인 몰로 여기에는 GS숍과 GS프레시몰, 심플리쿡, 랄라블라, 달리살다 등의 온라인 사업을 한데 모았다. GS25나 GS슈퍼마켓의 주문 플랫폼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현재는 테스트 진행 중으로 7월 중순 넘어 정식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