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반대 극복하고 화합 필요 인식…좌장부터 보직 없이
윤석열ㆍ이재명, 서로에 대한 반응 자제…중도확장 염두
추미애 "尹, 부인 소득 출처 밝혀야" 지원사격
야권 1강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다음 날인 30일 여권 1강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하며 ‘열린캠프’를 본격 가동했다.
이 지사 비서실장을 맡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캠프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 대리로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열린캠프 본격 가동을 밝혔다. 박홍근 의원은 “오늘 공식 등록했으니 캠프를 본격 가동하겠다”며 내달 1일 영상을 통한 출마선언과 현충원 참배, 경북과 전남 방문 등 이 지사의 향후 일정을 밝혔다.
캠프 요직은 현역 민주당 의원들이 분야별로 맡고, 시도 조직과 직능별 선거대책본부도 담당한다. 관련해 플랫폼형 캠프로 국민이 참여하고 민주당을 포용적으로 끌어안기 위해 요직들도 담당이라고만 표현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로 이재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공식적으로는 아무 보직도 맡지 않는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이 지사를 반대하는 당내 의견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화합이 가장 시급하다"며 "경선연기를 반대한 것도 빨리 대선후보를 정하고 당의 단합을 이뤄낼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틀 차이로 출마선언을 하는 여야 1강 주자들인 만큼 서로에 대한 반응이 주목됐는데, 윤 전 총장이 전날 “이 지사와는 24년 전 성남지청 근무 때 자주 뵀다”며 말을 아낀 것처럼 이날 이 지사 측도 이렇다 할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박홍근 의원은 “캠프에서 (윤 전 총장에 관해) 따로 메시지가 필요하단 논의는 없었고 이 지사도 따로 말씀이 없었다. 야권 1위 후보가 출마하는데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게 도의적으로 맞지도 않다”고 했다. 다만 사견을 전제로 “국민의 마음을 누가 더 잘 얻는지는 결국 실력경쟁이다. 얼마나 콘텐츠가 준비돼있는지를 가지고 국민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에서 각기 대세론을 이뤄 확장성이 필요한 입장인 만큼 서로 자극하는 걸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 견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원사격에 맡기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이미 의원들은 물론 대권 주자들까지 나서 윤 전 총장에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전 총장과 아귀다툼을 벌였던 추미애 전 장관은 ‘윤석열 X파일’을 고리로 본격 저격수 역할에 나섰다.
추 전 장관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X파일 논란으로 알려진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의 예명으로 거론된 ‘쥴리’에 관한 질문에 “들어봤다”고 답하며 공세를 펼쳤다.
그는 “대선 후보라는 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주변의 친인척, 친구관계, 이런 게 다 깨끗해야 한다”며 “2000만 원밖에 없던 검사가 어떻게 60억 원 이상 막대한 재산을 공개하나. 부인의 재산이라고 한다면 부인의 소득 출처에 대해 증명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이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로서 ‘경제공동체’라 밝힌 바 있는데, 본인 역시 경제공동체 입장에서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국회 소통관을 찾아 기자들을 만나 질문을 받았지만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무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