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패배 책임 묻자 "실패라고만 하지 말고 스펙으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에선 하태경 의원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에 이어 세 번째다. 황 전 대표는 지난해 총선 패배에 대해 "실패라고만 말하지 말고 스펙으로 인정하자"며 정면 돌파를 택하기도 했다.
황 전 대표는 1일 “저는 내년에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황 전 대표는 지난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내어주며 패배한 것과 관련해서는 “정치하면서 실패한 사람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한 명도 없다”며 “실패한 것을 실패라고만 말하지 말고 스펙으로 인정하자”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면서 △민생 회복 △경제 회복 △외교·안보·국방 정상화 △복지 민주화 등을 주장했다. 이어 "국민 삶을 온전히 일으켜 세우고 번영의 훈풍이 가득 차도록 초일류 정상국가 여정을 뚜벅뚜벅 걷겠다"고 다짐했다.
황 전 대표는 선언문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왜 황교안이어야 하냐'는 질문에 “지금 같은 위기 상황이 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실수해선 안 되고, 또다시 갈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입법·사법·행정 3부를 경험한 사람으로 가야 할 길을 알고 해결책을 가진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황 전 대표는 지난해 총선 패배 책임에 대한 지적에도 당당하게 반박했다. 그는 “정치하면서 실패하지 않았던 사람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한 명도 없었다”며 “오히려 그(총선) 실패가 저를 돌아보고 저의 부족한 점을 살펴서 정말 제가 바랐던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모멘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전했다가 실패한 것을 실패라고만 말하지 말고, 그것도 스펙으로 인정하자”라며 “도전하는 과정에서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도전하지 않은 것보다는 낫다”고도 했다.
황 전 대표는 ‘이전의 황교안은 죽었다'고 한 자신의 발언이 ‘대여(對與) 강경 투쟁에 대한 반성이냐’는 질문에는 목소리를 높이며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경투쟁이라고 말한 것이 2019년에 있었던 일련의 과정을 말하는 것 같다"며 "당시엔 선거법이 무도하게 개정되고 공수처라는 말도 안 되는 검찰 개악을 하는 등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19년 10월 광화문부터 서울역까지 국민께서 먼저 광화문에 나오셨다”며 “그 많은 국민이 정부에 항의하는데 제1야당이 국회에 앉아, 되지도 않게 법을 통과시키는 사람들을 바라봐야 한다는 건가”라며 “국민을 지키는 게 강경보수라면 저는 그런 강경보수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황 전 대표의 출마로 범야권 대선 경선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 의사를 드러낸 인물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하태경·홍준표·김태호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승민·장성민 전 의원, 장기표 김해을 당협위원장 등이다. 이외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이 출마를 고심 중이다. 이들이 모두 출마한다면 야권 대선 경선은 14명에 넘는 인물들이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