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10명 중 4명은 백신 접종 이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싱크탱크협의체(SeTTA)는 7일 ‘서울시 코로나19 대응 평가와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서울시민이 코로나19 이전으로의 완전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고 밝혔다.
SeTTA는 서울시 산하 23개 투자·출연기관이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연구사업 수행 조직이다.
SeTTA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과 공동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서울시민 위험인식, 정책수용도 파악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서울시민 248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차는 2020년 4월28일~5월 1일, 2차는 2020년 9월 8~11일, 3차는 2월 2~8일 진행했다.
1~3차 조사에서 코로나19 사태 이전 일상으로 회복 정도를 묻는 질문에 1차 평균 57.5점, 2차 45.4점, 3차 47.7점으로 점점 낮아졌다.
3차 조사 시 백신접종이 이뤄지더라도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할 것이란 응답은 41.2%를 차지했다. '보통'은 36.8%, '회복할 것이다'는 22.5%였다.
지금 한국 사회는 코로나19 위험에서 안전한가라는 질문에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1차 36.5%에서 2차 61.8%, 3차 59.6%로 크게 상승했다. 또 코로나19 감염이 통제 불가능하다고 인식하는 응답자 비율이 2차 53.5%, 3차 56.6%로 모두 5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현재보다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용할 수 있다는 답변은 2차 조사 82.3%에서 3차 75.2%로 소폭 감소했다. 거리두기 정책 강화를 수용할 수 있는 이유는 2차와 3차 모두 '(확진자 규모 감소 등) 방역성과 기대'가 가장 높았고 '상향 이외엔 대안이 없음' '(확진자 감소로 불안 감소 등) 심리적 성과 기대' 순으로 나타났다. 수용할 수 없는 이유는 2차에서는 '내 생계 영향(소득, 고용 유지)' 가 가장 높았고, 3차에서는 '내 일상 영향(불편함, 스트레스)'이 1위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3차 조사 당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간 유지돼 서울시민의 일상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졌고, 자영업자 중심으로 생계 유지가 곤란해진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성공을 위해서는 개인의 역할과 책임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조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성공하기 위한 중요 요인을 조사한 결과 '방역을 방해하는 개인ㆍ집단을 강력하게 처벌하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72%)을 1위로 꼽았다. 이어 '생계 때문에 일상멈춤이 어려운 직종ㆍ근로자의 긴급 생계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48.2%) '혼란, 불안, 갈등을 조장하는 허위 정보, 가짜뉴스 유포를 강력히 처벌하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40.6%) 순이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불안을 넘어 분노와 혐오를 느끼는 시민도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뉴스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감정으로 '분노'를 꼽은 시민이 25%로, 1차 조사 때 7.3%에서 세 배 이상 급증했다. '혐오'도 2%에서 6.4%로 늘었다. 반면 '불안'은 56.6%에서 48.8%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