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엔 굉장히 바쁜데 며칠새 확진자가 줄줄이 나오니까 갑자기 저녁 테이블이 30%나 취소됐다. 앞으로 증권사들이 재택근무하게 되면 더 줄어들 것이 뻔한데 걱정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매출이 떨어질 걱정에 한숨부터 내쉰다.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노른자 상권인 강남과 여의도가 떨고 있다. 백화점은 휴점과 방문객 감소로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고 식당가는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며 자영업자는 울상이다. 길거리 유동인구마저 줄며 편의점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당초 9일까지 예정됐던 임시휴점을 12일까지 연장한다고 9일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7일 저녁 기준 강남구 무역센터점 직원 69명이 확진되자 임시 휴점 기간을 늘리고 전체 직원 3600여 명에 대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진행했다.
서울시와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일부 종사자는 증상이 있음에도 근무를 계속했고 창고·탈의실 등을 통해 감염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의도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음식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으로 7일까지 확진자 15명이 파악됐다. 또한 IFC몰 내 음식점과 금융사, 여의도 소재 식당 여러 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가뜩이나 지난해 장사를 망쳤던 외식업계는 손님이 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확진자가 쏟아지는 여의도와 강남 일대 식당가는 최근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60대 남성 김 모씨는 “한달 전 여의도에 약속을 잡았는데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이번주 약속 2개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40대 남성 정 모씨 역시 현대백화점 무역점발 코로나 확진자 소식을 듣고 급히 논현동 식당 미팅을 당일 취소했다. 정 씨는 “중요한 미팅이라 사전 미리 예약해야하는 메뉴까지 주문해놨지만 불가피하게 취소했다”라고 전했다.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평소 계모임이나 비즈니스 미팅 예약이 많이 잡히는데 이미 예약 취소가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특히 당일 취소 전화가 갑자기 많아져 매출 타격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망연자실한 상황”이라면서 “새 거리두기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소비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다. 정말 힘들게 버텨왔는데, 식자재, 물류 관련 준비해둔 상황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니 상황이 빨리 진정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올해초 발표한 ‘소상공인 사업현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사업환경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응답자 비율은 전체의 63.7%로 높게 나타났다. 실제 코로나19 타격이 컸다. 10곳 중 7개 업체(70.8%)에서 지난해 매출이 2019년보다 감소했다고 응답한 데 비해 매출이 증가했다는 비율은 0.7%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으로 현대백화점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무역센터점은 강남발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지목됐고 식당가를 중심으로 감염이 늘고 있는 여의도에도 더현대서울을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2일 계산대(캐셔) 직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백화점 내 해당 매장의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가 3일 영업을 재개했다.
백화점들은 휴가철과 백신 접종에 따른 코로나19 종식 기대감에 최근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분위기를 망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한 점포에는 한동안 내점 고객 수가 줄어드는 등 매출 회복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23번째 확진자인 중국인이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흘간 문을 닫았던 롯데백화점 본점과 롯데면세점 명동점, 에비뉴엘, 영플라자 등은 500억 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동인구 감소가 곧바로 수익 감소로 나타나는 편의점 역시 긴장하고 있다. 편의점 관계자는 “10시 이후 공원과 강변 등 야외에서 음주 금지 조치로 밤 시간대 그나마 있던 고객들이 사라졌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작년 봄 코로나가 이슈가 됐을 때 재택 근무와 회식금지로 도심 상권 점포의 경우 매출이 반토막나기도 했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