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자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6개월째 넘어서고 있다. 통상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보다 월간 2~3배 많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4522건이었다. 이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3010건)를 1.5배 이상 넘어선 것이다.
아직 6월 매매에 대한 신고 기간이 3주가량 남아있지만, 다세대·연립주택과 아파트 거래 모두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비교한 것이어서 이런 추세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는 올해 1월부터 아파트를 줄곧 추월했다. 1월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는 5839건, 아파트 매매 건수는 5789건으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2월 들어선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4458건으로 아파트(3866건)보다 15.3% 많아졌고, 3월엔 5130건으로 아파트(3787건)보다 35.5% 많아지며 격차가 벌어졌다.
4월에는 다세대·연립주택이 5702건, 아파트 3656건으로 56.5%까지 벌어졌고, 5월 다세대·연립주택 5969건, 아파트 4783건으로 24.8%로 줄었다가 지난달 다시 53.8%로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급등하고 전셋값마저 빠르게 치솟자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4 공급 대책 발표 이후 투자 목적의 빌라 매입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책 발표 직후인 2월에만 줄었을 뿐, 3월 이후 거래량은 오히려 늘었다. 정부는 2·4대책을 통해 매입한 빌라가 있는 지역이 추후 공공재개발 지구로 지정되면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빌라 거래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은평구가 551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서구 415건, 도봉구 326건, 강북구 323건, 송파구 261건, 구로구 259건, 중랑구 258건 순이었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외곽지역으로 실수요가 몰리면서 이 일대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도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빌라 매맷값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월간 조사에 따르면 서울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작년 8월 3억113만 원으로 처음으로 3억 원을 넘긴 뒤, 작년 11월 3억1343만 원, 올해 1월 3억2207만 원, 지난달 3억2980만 원으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