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ㆍ쿠바ㆍ남아공, 코로나발 최악의 경제위기에 정국혼란 가중

입력 2021-07-13 14:21수정 2021-07-1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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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아직 1차 백신 접종도 못해...인구 절반 기아
쿠바, 미국 제재·확진자 급증에 연일 반정부 시위 격화
남아공, 실업률 치솟으며 약탈, 방화 등 폭동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12일(현지시간) 폭도들이 쇼핑센터 물품을 약탈해 도망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조달이 전 세계적으로 불균형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들을 중심으로 정국혼란이 가중하고 있다. 대통령이 피살되는가 하면 폭동과 방화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는 주변국들과 달리 아직 1차 백신 접종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인구 약 절반이 극심한 기아 상태에 시달리고 있으며 폭도들이 해변 관광객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피살되는 끔찍한 일도 벌어졌다. 아직 명확한 살해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제위기 심화와 정치권 부패 스캔들이 정부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버지니아대의 로버트 패튼 정치학 교수는 영국 가디언에 “습격의 배후가 누구였든 대통령 살해는 코로나19 확산과 범죄조직 난동, 경제위기와 정치 혼란으로 씨름하는 최빈곤국에 좋지 않은 징조”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티에는 의회가 없으며 총리 같지 않은 총리만 있다”며 “대법관은 죽었고 경찰은 무너져가고 있어 더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한탄했다.

▲쿠바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추이. 11일(현지시간) 기준 6923명. 출처 월드오미터
아이티 이웃나라인 쿠바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쿠바에선 현재 공산당 집권 체제에 맞서는 반정부 시위가 연일 열린다. 자유를 외치는 이들이지만, 본질에는 30년 만의 최악의 경제위기가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지만, 백신 출시가 더딘 것은 물론 식량과 연료, 의약품 부족이 심각한 상태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쿠바는 전날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6923명과 47명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백신 부족과 함께 미국의 경제제재로 상황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유엔이 쿠바에 대한 금수해제를 결의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반대표를 던지며 완강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시위에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공산당 정부를 겨냥한 제재를 완화하려는 제스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쿠바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원자재를 수입하는데 필요한 외화가 없다고 미국을 비난했고 시위대를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 서버마저 중단한 상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대규모 폭동으로 현지 LG 공장이 전소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 수감에 항의하는 시위로 시작했지만, 점차 약탈과 방화, 총격전으로 확대되면서 혼란이 극대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 중심지인 요하네스버그로까지 폭동이 번지면서 경제 위기가 심화할 조짐을 보인다.

폭동의 주된 이유는 정치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이면에는 이 역시 경제 위기에 따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아공 경제성장률은 1999년에서 2008년 사이 연평균 4%를 기록했지만, 2010~2019년은 1.7%에 그쳤다. 올해 1분기 실업률은 32.6%를 기록해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82개국 가운데 3위였으며, 지난해 코로나19로 사라진 일자리만 140만 개로 집계됐다.

세계은행(WB)은 남아공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빈곤해진 근로자를 지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세금 감면을 연장하고 자영업을 지원하는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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