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경고등까지 켜졌다.
지난해 영국·남아공에서 확인된 ‘알파·베타 변이’에 이어 ‘코로나 2차 팬데믹’을 주도한 브라질·인도발 ‘감마·델타 변이’, 델타보다 더 센 것으로 알려진 페루발 ‘람다 변이’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봄부터 유행하고 있는 델타 변이주(株)는 다른 변이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감염력을 자랑한다. 올 4월을 기점으로 빠르게 확산한 델타 감염은 현재 전 세계 104개국에서 확인됐다. 5월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관심 변이’로 지정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우려 변이’로 등급을 높이며 전파력을 입증했다.
영국 정부에 코로나19 정책을 자문하는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ICL)의 닐 퍼거슨(Neil M. Ferguson) 교수는 “델타 변이의 전염력이 알파 변이보다 60%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전체 변이 바이러스 검출 건수 가운데 63%가 델타형 변이로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람다 변이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아직 WHO는 관심 변이 단계이지만, 페루에서 코로나19 치명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지난 4월부터 페루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의 81%가 람다 변이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했다. 또 7월 9일 기준 페루의 코로나19 환자 207만여 명 가운데 19만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치명률은 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델타 변이 증상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조금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영국 정부가 델타 변이 확진자들의 증상을 분석한 결과, 델타 변이는 두통·콧물·기침·발열이 주된 증상이었다. 중국 우한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미각·후각이 상실되는 증상이 흔한 것과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증상은 독감과 더 비슷하다”고 말하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기존 코로나19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맞서 제대로 효능을 발휘할 지 여부가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화이자 백신의 델타 변이 중증 예방 효과를 93%라고 발표했다. 중국 우한발 원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98% 예방 효과보다 떨어지기는 하지만, 백신을 맞으면 델타 변이에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경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PHE 연구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사의 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마치면 델타 변이에 대한 중증 예방 효과가 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 결과로는 충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 한 불안감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