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비대면 필기시험’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내 방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곤 하는데, 어떻게 봐야 할지 막막한 취업준비생이 많을텐데요. 그래서 이투데이가 직접 비대면 필기시험을 쳐봤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감독관도 돼봤습니다. 온라인 필기 감독 플랫폼 인크루트 프록터(Proctor)를 통해 얻은 ‘꿀팁’을 공유해드립니다.
먼저 응시자 입장이 돼봤습니다. 인크루트 프록터는 응시자 PC 화면을 실시간으로 공유해 시험문제 풀이 과정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입니다. 별도 프로그램 없이 웹 브라우저를 통해 받은 주소에 입장하면 시스템이 켜집니다.
휴대전화를 통해 개인인증 절차를 마치고 온라인 대기실에 들어가니 ‘화면 공유’, ‘알림 표시 허용’. ‘환경 테스트’ 등 세 개 버튼이 뜹니다. 화면 공유를 클릭하니 시험 응시자인 기자의 PC 화면이 감독관 컴퓨터에 그대로 공유됐습니다. 시험 중간에 감독관 공지사항을 팝업으로 받아보기 위해 알림 표시도 허용했습니다.
이어진 ‘환경 테스트’는 절대 대충 진행해선 안 됩니다. 응시자의 PC에 연결된 카메라·마이크·스피커 관련 설정을 확인하기 때문이죠. PC 화면에 얼굴이 잘 나오는지, 목소리는 잘 들리는지, 스피커는 잘 켜져 있는지를 꼼꼼히 살폈습니다.
다음으로는 ‘본인인증’ 절차를 진행했는데요, 신분증과 민얼굴을 카메라에 갖다 대면 감독관이 이를 확인합니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손가락으로 가리고 보여주면 됩니다. 실시간으로 진행하다 보니 정보 유출 우려는 없었어요.
그렇게 시험장에 입장했습니다. 펜 대신 마우스를 잡고 시험지 대신 웹 페이지를 넘기며 문제를 풀었습니다. 정답이라고 생각되는 보기를 클릭하거나, 웹 페이지 한 편에 있는 OMR에 표시했어요.
모의 문제였지만 긴장이 되더라고요. ‘저런 표정으로 문제를 푸나?’ 화면 구석에 떠 있는 내 얼굴에 자꾸 눈이 가지만 현혹돼선 안됩니다. 감독관이 지켜보고 있단 생각에 괜히 시선을 화면 밖으로 돌리기도 어려운 게, 마치 시험장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답안을 제출하려 하니 “3번 문제에 답이 표기되지 않았다”는 안내창이 떴습니다. 미처 표시하지 못한 답을 체크해 제출했습니다.
감독관으로서도 경험해봤는데요. 시험 응시자들의 PC 화면과 그들 얼굴이 하나의 화면에 들어왔습니다. 바쁘게 눈을 굴리며 시험 응시 화면과 응시자 얼굴을 확인했습니다. 응시자들이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확 티가 나더군요. 연결된 마이크를 통해 부스럭대는 소리까지 들립니다.
체험을 마치고 얻은 팁 몇 가지를 공유해 봅니다. 시험 보기 전에 기기와 장비를 점검하고 주변을 깨끗이 정돈해 알맞은 환경을 조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겠습니다. 무선 인터넷 대신 유선 환경을 이용하면 더욱 안정적으로 시험을 칠 수 있겠죠. 낯선 PC화면으로도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모의시험으로 대비하면 더욱 좋겠습니다. 이것만 갖춘다면, 당신의 실력을 맘껏 뽐낼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