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과 인공지능(AI), 두 단어가 채용 시장의 ‘대세’로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기업들의 채용 과정이 격변하고 있다.
2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많은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비대면 전형을 도입하고 있다. 일례로 군인공제회는 전날 신입·경력직 직원 채용 공고를 내고 “면접대상자가 코로나 19 감염으로 격리돼 면접에 참석하지 못하면 비대면으로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화상 면접시스템을 갖췄다”고 밝혔다.
◇비대면 채용 인기…속속 ‘AI 면접·온라인 필기시험’ 도입=대표적인 비대면 전형은 △AI·온라인 인·적성 검사 △AI 면접 △화상 면접 등이다. 최근 채용을 예고한 기업 공고에서 한 번쯤은 본 단어들이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지난해 비대면 채용 전형을 택한 기업은 49.0%로 절반에 가까웠다.
이들이 채택한 온라인 채용 전형은 화상 면접이 15.1%로 가장 많았다. 또한, 온라인 인성검사(13.8%), 온라인 적성검사(11.7%), AI 평가(5.2%), 온라인 코딩테스트(3.3%) 등이다.
올해에도 비대면 채용 전형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비대면 채용을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은 53.6%로 전년(49%) 대비 소폭 늘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이 82.7%로 가장 높았고 중견기업(66.4%), 중소기업(42.3%) 순이다.
◇대기업·공기업이 선두…중소기업은 “흥미 있지만, 인프라 구축 어려워”=특히 구직자 선호도가 높은 대기업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비대면 전형이 보편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삼성은 최초로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으로 치르며 비대면 채용의 신호탄을 쐈다. 이어 LG그룹, 현대차 등 대기업이 비대면 채용을 속속 도입했다.
채용뿐만 아니라 신입사원 교육까지 비대면 방식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들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혼합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신입사원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현대모비스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통해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한다.
공기업 역시 AI 전형과 화상 면접 등을 통해 채용을 진행 중이다. 최근 에스알(SR)은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 중 3단계 면접 전형에서 AI 면접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한국가스공사도 서류전형 이후 AI 면접을 진행한다.
대기업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비대면 채용이 퍼지면서 중견·중소기업도 새로운 방식에 관심을 두는 모습이다. 한 제조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는 “코로나 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얼마 전 경력 직원 응시자와 화상 면접을 진행했다”며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인 측면이 있어 앞으로도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입을 주저하는 중소기업도 많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기업 운영에 어려움이 커진 가운데 비대면 채용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단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해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사람을 비대면으로 뽑는 데 대한 거부감도 있고 AI 면접 등 솔루션을 도입하는 비용도 많다”며 “무엇보다 지금 당장 사람을 뽑을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