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인기 ‘해외 러브콜’ 쇄도...기후변화 대응 한계 정부지원 시급
김치는 최근 K-food를 대표하는 식품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면서 수출 실적이 급상승 중이다. CJ제일제당, 풀무원, 대상 같은 대기업 김치가 주목받고 있지만, 지금의 영광은 삼진지에프 같은 중소기업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삼진지에프는 일반인들에가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 하지만 김치 수출에서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업체다. 이 회사는 1974년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통조림 제조를 목적으로 전라남도 나주시에서 설립됐다. 이후 197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수출 등록을 했고,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이 일었던 시절에 캔 김치, 냉동 김치 형태로 김치 수출을 시작했다.
1986년 아시안게임을 기회로 일본에 김치 수출을 시작해 일본 김치 시장을 개척한 선두업체 중 하나다. 이후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을 확장했다. 현재는 살균 김치의 오랜 제조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일본, 대만, 싱가포르에는 엄격한 콜드체인(Cold Chain) 유통을 통해 생김치를 수출하고 있다. 생김치 수출이 곤란한 미주, 유럽연합(EU)에는 상온 유통할 수 있는 캔 김치와 병 김치를 주력상품으로 하고 있다. 2016년 52억 원이던 삼지지에프 김치 수출액은 지난해 120억 원으로 늘었고, 최근 5년간 전년대비 매년 10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김치 인기가 늘면서 해외에서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방관혁 삼진지에프 대표는 “코로나19로 EU국가로의 통조림 김치, 병 김치 수출이 많이 늘어났다”며 “살균 통조림, 병 김치가 아시아, 중동, 오세아니아 등 국가에서도 많은 관심과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치 수출은 생각보다 어렵다. 김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유통과정 중 온도 관리를 소홀히 해 발생하는 제반 문제들에 대해 제조업체 잘못으로 인식하고 클레임을 제기할 때가 많다. 방 대표는 “우리 제품이 일본 현지 경쟁업체 제품보다 김치의 조직감이나 맛이 최고라고 거래처로부터 인정받을 때 가장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삼진지에프의 고민은 역시 주원료인 배추의 안정적인 확보와 각종 양념류 채소의 가격 등락이다. 삼진지에프는 농산물의 특성상 예측에 한계가 있어 늘 기후변화와 거래동향에 관심을 두고 주시하고 있다. 배추는 인근에서는 계약재배를 통해, 산지상을 통한 위탁 계약으로는 사전에 확보해 위험을 분산시키고 있다. 산지상도 복수업체와 거래해 경쟁력 있는 원료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최근의 고온화 현상 등으로 인한 기후변화로 하절기에만 국한됐던 배추가격 폭등이 겨울철에도 발생하는 등 갈수록 대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절실한 대목이다. 방 대표는 “배추 가격이 폭등할 때 유통공사에서 비축한 배추를 수출업체에 적정 가격으로 우선 공급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치 제조는 대표적인 3D 업종”이라며 “정부가 김치회사, 특히 수출업체에는 자동화 시설, 로봇 시설 등 우선적인 지원사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공동기획: 농림축산식품부ㆍ이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