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유출에 불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6일(현지시간) 분기 실적 발표 뒤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콘퍼런스 콜에서 애플에 대한 저격성 발언을 잇달아 했다고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이 보도했다.
머스크는 공급망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채굴 작업 과정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일부 제기된 코발트를 테슬라가 많이 사용한다는 주장은 “오해”라면서 애플을 비교 대상으로 제시했다. 그는 “애플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에 거의 100% 코발트를 사용하지만, 테슬라는 인산화철 (배터리) 팩이나 니켈 기반 화학물질에는 코발트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가중 평균으로 따지면 애플이 코발트를 100% 쓴다면, 우리는 2% 정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코발트는 리튬이온 전지의 핵심 소재다. 최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채굴 작업에 아동을 동원하는 등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2019년 테슬라와 애플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이 인권 소송에서 피고로 지목됐다.
머스크는 또 테슬라 전기차 충전소를 경쟁사가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지 질문받자 “그것은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을 만들어 경쟁자들을 때리는 용도로 사용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일부 업체는 그렇게 하지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머스크는 기침하며 “애플”이라고 말하며 애플 저격성 발언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는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walled garden)'으로 표현되는 애플의 폐쇄적인 앱 스토어 정책을 저격한 것이다. 애플은 현재 게임업체 에픽게임즈와 앱스토어에서 발생하는 인앱 결제 수수료 정책을 놓고 소송 중이다.
에픽게임즈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발생하는 ‘인앱 결제’ 수수료 30%가 과하다며 자체 결제 수단을 만들었고, 애플은 에픽게임즈가 정책을 위반했다며 에픽게임즈의 게임 앱 ‘포트나이트’를 앱 장터에서 삭제했다. 에픽게임즈는 이를 반독점 행위라며 애플을 고소했다.
머스크가 애플을 저격한 데에는 당장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지 않지만, 인력 유출에 대한 불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현재 ‘타이탄’이라는 전기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테슬라에서 5년간 근무한 뒤 2018년 애플에 입사한 더그 필드가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