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계에 전국 단위 새벽배송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 단위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는 업체는 쿠팡 뿐이지만, 새벽배송 원조기업인 마켓컬리가 충청권에 이어 대구지역 새벽배송에 나서며 연내 부산·경남권과 광주 호남권까지 진출을 선언했다.
SSG닷컴 역시 수도권에서만 하던 서비스 지역을 최근 충청권으로 확장하며 전국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고, 오아시스마켓도 전국 출사표를 던졌다. '전국 새벽배송의 강자’ 쿠팡도 후발주자들의 도전에 대응해 최근 3개월 새 물류센터 건립에만 1조 원 투자 계획을 알리며 콜드체인 시스템을 강화에 새벽배송 ‘왕좌’를 지킨다는 각오다.
새벽배송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5년 100억 원에 불과하던 시장 규모는 2018년 4000억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 2조 원으로 200배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이커머스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15%를 훨씬 웃돈다. 여기에 최근 전국적으로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어 새벽배송 수요는 한층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마켓컬리는 새벽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을 다음 달 1일부터 대구광역시 지역으로 확장한다고 29일 밝혔다. 컬리가 수도권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포장해 출고하면 CJ대한통운이 콜드체인 시스템을 이용해 대구 지역 자체 물류센터로 상품을 이동시킨 뒤 분류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 배송하는 방식이다.
컬리는 그간 수도권 지역에만 샛별배송 서비스를 해오다 5월 1일 충청권으로 권역을 넓혔다. 시도는 성공적이다. 충청권 샛별배송은 초기 대비 현재 주문량이 약 60% 증가했으며 고객 조사에서도 배송 만족도 97.6%를 기록하고 있다.
허태영 컬리 최고 물류책임자는 “고객들이 마켓컬리가 발굴하고 개발한 우수한 상품을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대구까지 샛별배송 서비스를 확장하게 됐다”며, “연내 부산, 울산 등 경남권과 광주 등 호남권까지 샛별배송을 넓혀 나가며 전국 단위로 사업을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SSG닷컴은 7월 대전광역시와 청주시, 천안시, 세종특별자치시, 아산시 등 충청권을 대표하는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새벽배송에 나섰다. 2019년 6월 새벽배송을 시작한지 2년만에 수도권에서 충청권까지 외연을 넓힌 것이다. SSG닷컴은 향후 고객 반응을 살핀 후 권역 확대도 모색할 계획이다.
충청권 새벽배송 대상 지역은 이마트 ‘대전터미널점’과 ‘둔산점’을 비롯해 ‘청주점’, ‘천안서북점’, ‘펜타포트점’, ‘세종점’, ‘아산점’ 등 점포에서 배송하는 ‘쓱배송’ 권역과 동일하다. SSG닷컴의 새벽배송은 김포에 위치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에서 주문 상품을 싣고 청주의 콜드체인 물류센터로 이동해 여기서 다시 고객에게 배송하는 형태다.
이마트는 향후 1조 원 이상을 SSG닷컴 물류센터에 집중 투자해 새벽배송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용인과 김포에 3개의 '네오'를 운영하는 SSG닷컴은 수도권에 '네오' 2개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 관계자는 “계속해서 추가 물류센터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단위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는 유일한 업체인 쿠팡은 전국에 170여 개 크고 작은 물류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공산품 중심이어서 콜드체인을 갖춰야만 하는 신선식품 등은 취급 품목과 배송 캐파가 제한적이다.
하지만 쿠팡은 연초 미국 증시에 상장해 실탄 5조 원을 확보한 후 3월 전북 완주, 4월 경남 창원(2곳), 김해(1곳), 5월 충북 청주에 이어 지난달에는 부산광역시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3개월 새 발표한 누적 투자액이 1조 200억 원이다.
이커머스 최대 물류센터인 대구 국가산단의 쿠팡 최첨단 물류센터는 이르면 연내 가동할 수도 있다. 이들 대부분은 콜드체인을 갖춘 곳으로 새벽배송의 전초기지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새벽배송 전문기업’을 표방하는 오아시스마켓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일 운영하던 새벽배송 서비스를 최근 주 7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서비스 지역도 5월 경기도 평택, 안성, 오산 등 경기 남부 지역에 이어 최근에는 충청남도 아산시, 천안시, 충청북도 청주시까지 넓혔다. 연내 세종과 대전에 이어 내년에는 전국 주요 도시로 새벽배송 권역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