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업그레이드 K-팜⑤] “제값 받고 쌀 팔자는 마음 하나로 직접 뛰었죠”

입력 2021-08-0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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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회사법인 별곡 한정민 대표

홍콩·대만과 직접수출 계약
올해 48.7만 달러 수출 예상
"'농업의 길' 절대 쉽지 않지만
청년창업농 도전자 늘었으면"
▲한정민 농업회사법인 별곡 대표가 자사의 대표 상품인 '늘푸른라이스’를 들고 있다. (사진제공=농업회사법인별곡)
농식품부가 2018년부터 본격적인 청년창업농 육성에 나선 가운데 2020년에 청년창업농 첫 수출 실적이 나왔다. 전북 익산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별곡의 한정민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별곡은 지난해 홍콩으로 쌀 100톤을 수출, 20만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농협이나 지자체가 추진한 위탁수출이 아닌 직접 발로 뛰어 얻은 성과다.

한 대표는 “축산물 무역업에 종사하는 지인에 도움을 얻어 직접 해외 바이어 찾아가 만나고 홍콩에서 직접 생산단지, 가공시설 등을 현장 답사를 하며 오랜 시간을 두고 거래 물꼬를 튼 결과 홍콩바이어(Bright Zone Corporation)와 가까워졌고 수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별곡은 올해도 홍콩에 91톤, 약 21만 달러 수출 계약을 했고 추가로 대만(Brighten Island)에도 120톤, 약 27만7000달러 상당의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한 대표는 “앞으로 수출 판로를 확장하고 배, 고구마 등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농산물을 해외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자신했다.

▲농업회사법인 별곡이 홍콩 수출을 기념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에서 세 번째가 한정민 별곡 대표. (사진제공=농업회사법인별곡)

한 대표는 익산 시골 마을 정미소집 아들로 태어났다. 하지만 농사에 농자도 모르고 살아왔다. 농사에 관심을 둔 계기는 2015년 의경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쌀값 폭락으로 농민들의 시위를 봤을 때부터다. 정작 마트에 가보니 쌀값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 한 대표는 내가 생산을 한다면 제값을 받고 쌀을 팔아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유통의 문제점을 한번 파악해보자는 생각에 곡물유통업에 뛰어들었다.

한 대표는 “온라인 판매를 위해 직접 포장지 디자인, 상세페이지 등을 손수 제작해 판로를 확보했고 이제 내가 직접 쌀을 생산해도 제값 받고 팔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 때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가 수출한 ‘바른시골 늘푸른 라이스’는 토양이 우수한 익산의 낭산면과 황등면에서 생산한 백미로 온라인과 SNS에서 널리 알려져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대표는 후배 청년창업농에게 “농업에 길은 절대 쉬운 길이 아니라는 것을 첫 번째로 말하고 싶다”고 했다. 단순하게 ‘청년농을 하면 국가 지원이 많다’, ‘어떤 작물이 돈이 된다’ 등의 이야기를 듣고 농업의 미래가 밝다고 창업농에 지원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무작정 농촌에 들어와서 직접 생산부터 하기보다는 농업법인에 인턴으로 들어가 안정적으로 돈도 벌면서 생산, 가공, 판로 등의 노하우를 배우고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도 “청년창업농 선발 시에 농업법인 인턴을 활성화해서 생산, 가공, 유통 등의 실무연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별곡에도 5명의 청년농들이 농업 인턴을 체험하러 왔는데 그중에 2명은 막상 직접 해보니 자신과 안 맞는다는 걸 느끼고 퇴사했다. 퇴사한 2명의 인턴의 경우 이러한 경험 없이 무작정 창업농에 선정돼 융자를 집행하고 정착지원금을 받았더라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엄청난 후회와 고통을 느끼고 있으리라는 것. 그는 “아직도 ‘시골에 산다’, ‘흙 묻히고 산다’고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며 “농업이 자신에게 맞는 길이고 열심히 한 만큼 충분히 더 잘 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기획:농림축산식품부ㆍ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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