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슬링, 45년만에 노메달 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 레슬링 메달 획득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류한수(삼성생명·33)가 16강에서 패했다. 상대가 결승에 오르면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으나 가능성은 낮다.
류한수는 3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남자 67kg급 16강 경기에서 이집트의 무함마드 엘 사예드를 만나 6-7로 패배했다.
1피리어드 초반, 류한수는 메치기를 당하며 4점을 내줬다. 이후 그라운드 기술에 당해 2점을 실점했다. 남은 시간 파테르 수비를 잘 해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1피리어드 0-6으로 크게 뒤처졌다.
위기에 몰린 류한수는 2피리어드에서 반격에 나섰다. 초반부터 강공을 펼친 류한수는 경기 종료 1분 20여 초를 앞두고 태클을 통해 득점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었다. 류한수는 계속해서 태클을 성공 시키며 상대 점수를 따라 붙었지만 결국 점수 차를 뒤집지 못한 채 6-7로 경기가 마무리 됐다.
16강에서 패했지만 동메달 가능성은 남았다. 16강 상대인 엘 사예드가 결승에 진출하면 패자부활전 진출권이 부여돼 동메달 결정전에 오르길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가능성은 희박하다.
엘 사예드가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 한국 레슬링은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5년 만에 올림픽에서 획득하지 못한 채 돌아서게 된다.
이번 대회는 준비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레슬링 대표팀은 지난 3월 국제대회에 출전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악재를 거쳤다. 이로 인해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2장밖에 획득하지 못했다.
류한수 개인도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출전 선수가 17명으로 늘어나면서 두 선수가 32강격인 1라운드 경기를 치러야 했는데, 추첨으로 류한수가 뽑힌 것이다. 3일 오전 11시 30분 경기를 치른 류한수는 한 시간도 안 돼 16강전을 소화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