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지난해부터 반독점 행위 등 규제 강화
텐센트는 알리바바 다음 타깃...전 사업이 규제 대상
전문가 "기업 너무 커져 공산당이 정권 밑에 두려는 것"
3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2분기 영업이익은 308억 위안(약 5조45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고 순이익은 5% 줄어든 451억 위안을 기록했다. 매출은 2057억 위안으로 34%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인 2087억 위안에는 못 미쳤다.
특히 타오바오와 티몰 등 이커머스 사업부 매출 증가율은 14%를 기록해 성장세가 전분기의 40%에서 급격히 둔화한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알리바바 매출이 2년 만에 예상치를 밑돌았다”며 “중국 당국이 지난 몇 달간 IT 기업과 관련해 시행한 규제 캠페인이 이들에 얼마나 큰 타격을 주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시작된 규제 당국의 단속 강화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1분기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28억 달러(약 3조 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고 사상 첫 분기 적자를 보고하기도 했다.
대니얼 장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우리는 규제 조건을 검토하고 관련 사업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며 “정부 조치에 긍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텐센트는 메시지 앱 위챗의 신규 사용자 등록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주문한 당국의 지시에 따라 개선책을 찾기 위해서다. 위챗은 이용자만 12억 명이 넘으며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도 중국에서 약 40%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다. 관영 신화통신 자매지인 경제참고보가 전날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질타하면서 텐센트 주가는 홍콩증시에서 6% 이상 급락했다. 텐센트 시가총액은 1월 고점 대비 4000억 달러 증발했다.
텐센트는 하나의 앱에서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슈퍼 앱’ 비즈니스 모델을 세계 최초로 실현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중국 정부의 움직임은 이런 슈퍼 앱에 확실하게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다만 중국 정부가 두 기업을 몰락시키려는 것보다 제어하려 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일본종합연구소의 노기모리 미노루 선임 애널리스트는 “두 기업이 너무 커져서 공산당의 통제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생겼다”며 “공산당은 양사를 정권 밑에 두고 싶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닛케이도 “세계적인 콘텐츠 기업을 거느리는 것은 중국의 영향력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다만 지금까지 이들 기업은 비즈니스 논리만으로 성장해 왔지만, 공산당의 의사가 더해지면서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