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량 증가, 제주 관광지 북적 '방역 피로감'
자영업자 "4단계 안먹히는데 희생만 요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좀처럼 꺾이지 않은 가운데, 전국서 방역 수칙을 어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노마스크 풀파티, 유흥주점 몰래 영업, 소방관 단체 회식 등 사례도 유형도 다양하다.
지난달 8일부터 지난 1일까지 25일간 정부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부산 지역의 유흥시설과 학원, 실내체육시설 등 감염 고위험 시설을 점검한 결과, 모두 1만1210건이 적발됐다.
대부분 업소가 가벼운 수칙 위반으로 방역수칙 안내·계도 조치(9884건)를 받았으나, 고발(14건)·영업정지(27건)된 업소도 있었다. 과태료 부과는 73건, 시정 명령을 받은 업소는 1212건에 달했다.
방역 수칙 위반을 점검한 특별방역점검단은 적발된 유흥시설 대부분이 문을 잠근 채 비밀 영업을 했다고 밝혔다. 노래연습장과 식당·카페 등은 오후 6시 이후 3인 집합금지 조치를 위반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도권 지역에 거리두기 4단계가 내려진 지 2주가 넘었지만, 이동량 역시 줄지 않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전국의 이동량이 2주 연속, 비수도권은 3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 오히려 고속도로 통행량은 최근 10년간 중 정점을 찍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고속도로 통행 차량이 530만대를 돌파했는데, 이는 지난 10년간 여름 휴가철 통행량 가운데 가장 많다.
여름 휴가객이 가장 많이 찾는 제주도는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올해 제주 입도 관광객은 지난 7월 말 기준 662만 명으로 전년 대비 19.9% 증가했다. 3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도내 12개 지정 해수욕장 누적 이용객은 52만422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다.
3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회의에서 "지난 금요일 하루 고속도로 통행량은 531만 대로 여름 휴가철 중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번 휴가만큼은 함께하는 시간보다는 휴식하는 시간으로 보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4단계 조치가 길어지고 국민의 방역 피로감이 커지며 이런 호소도 더이상 먹히지 않고 있다. 특히 다음 주 광복절(15일) 대체연휴를 이용해 휴가를 떠나는 사람이 많아지며 이동량에 유의미한 감소가 일어나긴 힘들 거란 분석이 나온다.
거리두기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자영업자는 오는 6일 거리두기 단계 결정 발표를 앞두고, 4단계 연장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일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입장문을 내고 전국단위 차량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지난달 14일과 15일 새벽 거리두기 4단계에 반대하며 1인 차량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비대위는 자영업자의 희생을 필요로 하는 규제 일변도의 방역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했음에도 연일 15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더 이상 거리두기 조치가 작동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비대위는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도 반기를 들었다. 앞서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달 27∼29일 사흘간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84.0%가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고작 1000명에 불과한 국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거리두기 연장, 강화를 위한 언론플레이에 치중하고 있음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본인에게 유리한 정책을 입안하기 위한 정치인의 행태이며 자영업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