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계부채 사상 최대…포스트 코로나 ‘경제 뇌관’ 되나

입력 2021-08-0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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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가계부채 1.7경 원...코로나 발생 전보다 많아
모기지 대출과 신용카드 수요 회복한 영향
"부양 프로그램 끝나면 재정적 취약자만 200만 명"
저축도 늘었지만, 상위 20%가 전체의 70% 차지

▲미국 시애틀의 한 주택 앞에 판매 공고가 붙어있다. 시애틀/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가계부채가 여느 때보다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부채와 신용카드 지출이 늘어난 까닭인데, 막대한 부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이후 세계 경제에 어떻게 작용할지 우려가 커진다.

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6월 말 기준 미국 가계부채가 총 14조9600억 달러(약 1경7117조 원)라고 발표했다. 사상 최대 규모이자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말보다도 8120억 달러 늘어난 수준이다. 전분기 대비로는 2.1% 증가해 2013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는 저금리 기조 속에 대출이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뉴욕 미시경제데이터센터의 조엘 스칼리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지난 4분기 동안 모기지 재융자와 신용카드 대출 수요 회복으로 인한 강력한 대출 속도를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코로나19에 따른 부양책 명목으로 시작한 소비자 보호 프로그램이 종료할 경우 막대한 부채가 가계에 미칠 영향이다.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모기지 부채 잔액은 10조4400억 달러로, 이 중 44%가 지난해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스칼리 애널리스트는 “모기지 융자 상환 유예 프로그램이 끝나고도 재정난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대출자는 200만 명”이라고 우려했다. 심지어 모기지 대출은 신용점수가 760점 이상인 사람이 전체 대출의 71%를 차지해 신용도가 떨어지는 사람은 이마저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는 대유행 보호 기간이 만료된 후 경제 회복에 있어서 가장 큰 공공 정책 문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CNN은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뉴욕 연은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정책이 만료되면 대출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한다”며 “당장 학자금 대출 상환 동결 정책은 내달 30일 종료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부채와 더불어 저축도 증가했다. 미국인의 저축액은 대유행 기간 약 3조7000억 달러 늘었다. 다만 상위 20%가 전체 저축액의 7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계층 간 격차가 커질 위험에 처했다. 서민은 늘어난 빚에 허덕이는데 돈이 남아도는 부자들은 저축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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