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홈카페족 늘면서 해태 '에이스', 롯데 '카스타드' 꺾고 2위 올라
과자, 아이스크림 등 식품업계 브랜드 순위가 재조정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인 신제품이 메가히트작 반열에 오르는가 하면 B급 감성 마케팅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1~2위 격차가 크게 좁혀지기도 한다. 또한, 주요 소비권력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겨냥한 꾸준한 제품 리뉴얼,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늘어난 홈카페족에 힘입어 매출을 끌어올린 브랜드도 있다.
오리온 과자는 농심을 바짝 추격하며 스낵 부문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가 제공하는 품목별 POS 소매점 매출액 통계에 따르면 오리온(스낵 과자부문)의 지난해 하반기 소매 매출액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약 9% 증가한 1937억 원으로 농심(1943억 원)과 매출 차이가 불과 6억 원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스낵과자 부문에서 양사의 매출 격차는 꾸준히 좁혀지고 있다. 2017년 약 280억 원이었던 양사간 스낵부문 매출 차이는 2018~2019년 각각 267억 원, 134억 원으로 집계되며 aT가 식품산업통계정보를 제공한 2017년 이후 지난해 하반기 처음으로 매출 격차 최소치를 기록했다.
오리온의 매출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지난해 9월 출시한 '꼬북칩초코츄러스'다. 꼬북칩초코츄러스는 지난해 출시 50일 만에 350만 봉 판매를 돌파한 이후 두 달여간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며 판매에 가속도가 붙어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100만 봉을 넘어서며 지난해 최고 히트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깡' 열풍에 힘입어 맞수인 롯데제과의 '꼬깔콘'을 꺾고 스낵 1위에 등극한 농심 '새우깡'은 같은해 하반기에도 '굳히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하반기 aT 식품산업통계정보 기준 농심 새우깡 소매점 매출액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한 약 505억 원을 기록했고 농심 자체 집계로 지난해 한해(12월 초 기준)동안만 81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라이벌 롯데제과의 꼬깔콘(10종)이 하반기 약 456억 원의 매출(FIS 집계기준)을 올려 새우깡과 약 49억 원 차이가 났다. 새우깡이 1971년생, 꼬깔콘이 1983년생으로 각 사의 효자상품으로 오랫동안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왔지만, 새우깡이 스낵 시장 1위에 오른 건 aT 집계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깡스낵의 인기가 지난 연말까지 계속 이어지면서 새우깡을 비롯한 감자깡, 양파깡, 고구마깡, 옥수수깡 등 깡스낵 5 종의 연간 매출액은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옥수수깡은 출시 40일 만에 200만 봉이 넘게 팔리는 등 깡 시리즈의 후광효과를 누렸다.
초코파이로 알려진 반생 초코케익 부문에서는 2위 쟁탈전이 치열하다. 해태제과의 오예스가 롯데제과의 몽쉘을 가뿐히 따돌리면서다. 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오예스의 지난해 하반기 소매 매출은 약 258억 원으로 롯데 몽쉘(231억 원)을 제쳤다. 2, 3위 순위바뀜 역시 aT 식품산업통계정보 사이트 게재 기준으로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 시장 1위는 오리온 ‘초코파이’로, 같은 기간 약 418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오예스 쿠키앤크림'이 출시 30일 만에 1000만 개가 팔려나가면서 전체적인 오예스 매출을 끌어올렸고, 같은해 하반기 선보인 '오예스 콜드브루' 가을 한정판이 완판되면서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비스켓 부문에서도 해태제과 '에이스'가 처음으로 롯데제과 '카스타드'를 꺾고 2위에 올랐다. 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에이스의 지난해 하반기 소매 매출은 약 247억 원으로 롯데 카스타드(240억 원)를 제쳤다. 에이스가 카스타드를 누르고 2위에 올라선 건 aT 식품산업통계정보 사이트 게재 기준 상ㆍ하반기 통틀어 지난해가 처음이다. 해태제과 측은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집에서 홈카페족이 늘면서 커피와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에이스 매출이 크게 오른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