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ㆍKCGIㆍ키스톤PE 등과 컨소시엄 구성…강영권 회장 "자금력 의구심 해소"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쌍용차에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며 에디슨모터스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전기차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공언했다.
KCGI와 에디슨모터스,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TG투자, 쎄미시스코는 9일 오전 쌍용차 인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컨소시엄 구성을 공식화했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는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3자 연합을 구성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인 바 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쌍용차를 정상화하기 위해 몇 개월 전부터 키스톤PE, KCGI를 설득해 힘을 모았다”라며 “이제 에디슨모터스라는 작은 회사가 어떻게 쌍용차를 인수할 수 있냐는 의구심은 해소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협약식에 참석한 강성부 KCGI 대표와 마영민 키스톤PE 대표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에디슨모터스의 비전에 공감해 컨소시엄 구성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성부 대표는 “쌍용차는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회생이 쉽지 않다. 과거의 관행을 버리는 ‘파괴적 혁신’이 필요한데, 전기버스 업계 1위를 달리는 에디슨모터스가 이를 수행할 적임자”라며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를 생산한 경험이 있고,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부문에서도 강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마영민 대표는 “쌍용차가 두 차례 외국 자본에 매각되는 과정을 거치며 사회적, 국가적, 경제적 문제가 발생했다”라며 “전기차 전환을 통해 쌍용차를 회생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잘 수행할 적임자가 에디슨모터스라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쌍용차를 5년 이내에 흑자 전환하고, 이익이 발생하면 임직원과 평택시에 돌려주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임직원의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강 회장은 “쌍용차가 연간 30만대를 판매하는 회사가 돼야 미래에 보석이 될 것이다. 그러려면 임직원들이 흑자 경영 때까지 회사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라며 “3~5년 이내에 흑자를 이뤄낼 자신이 있다. 제가 가진 지분의 배당금은 임직원 복지와 연봉 인상에 사용할 것”이라 말했다.
쌍용차 공장 부지를 개발해 차익이 발생하면 시민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평택시의 주장에도 동의했다. 앞서 평택시는 인수 후보자가 부지를 매각해 차익만 얻으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정장선 시장 명의로 입장문을 낸 바 있다.
강 회장은 “평택 공장 부지를 개발해 쌍용차가 이전하는 데 사용하고 남는 돈이 있다면 평택시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 쌍용차로 피해 본 소상공인, 평택시민에 환원되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노사 갈등, 구조조정에 관한 우려는 일축했다. 강성부 대표는 “쌍용차는 11년 연속 분규가 없었다. 무분규였어도 경쟁력을 잃은 건 비전 제시와 자본이 결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에디슨모터스의 기술과 재무적 투자자의 자본이 얹어지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강영권 회장도 “5년간 에디슨모터스를 운영하며 느낀 건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할 일이 많아서 구조조정을 생각하지 않는다. 구조조정을 해서 흑자 낼 생각이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컨소시엄은 투자액과 관련한 구체적인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마영민 대표는 “쌍용차를 충분하게 회생할 정도의 돈을 확보했다. KCGI와 키스톤PE가 절반 정도를 부담하고 나머지가 절반을 부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영권 회장은 “인수가를 너무 높게 쓰면 쌍용차를 살리는 미래의 실탄이 줄어든다”라며 “저희가 생각한 가격 이상을 베팅하며 인수할 생각은 없다”라고 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미 인수자금 2700억 원을 확보했고, 자회사 쎄미시스코의 유상증자와 CB(전환사채) 발행으로 약 2500억 원을 추가 마련할 예정이다. KCGI와 키스톤PE는 추가로 약 4000억 원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