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IPO(기업공개) 대어 중 하나인 크래프톤이 오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앞서 상장한 IPO대어들이 상장 첫날 대부분 강세를 기록한 가운데 '고평가 논란'을 겪은 크래프톤이 국내 시가총액 10위권 안에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오는 10일 코스피 시장에 신규 상장한다. 상장 첫날은 공모가액은 49만8000원으로 기초가 100% 상승에 당일 상한가(30%))를 기록(일명 따상)할 경우 주당 129만4800원까지 오른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4조3512억 원으로, 이날 종가 기준 국내 17위(우선주 제외)다. '따상'을 기록할 경우 시가총액은 63조3131억 원으로 단숨에 국내 5위로 올라선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카카오 다음 순위다.
'IPO대어' 상장 당일 성적표는 지난해와 비교해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상장한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종목은 피비파마,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 HK이노엔 등이다. 이중 '따상'에 성공한 것은 SK바이오사이언스 뿐이다.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이 따상 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고 카카오게임즈가 따상 후 다음 거래일까지 상한가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다만 시초가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피비파마가 상장 첫날부터 3거래일간 13.89%, 29.88%, 17.37%씩 올라 총 73.36% 급등했고, 이날 상장한 HK이노엔도 공모가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크래프톤과 같이 '고평가 논란'을 겪은 카카오뱅크는 시초가 100% 상승에 실패했지만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둘째 날에도 20%대 강세를 기록하며 국내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했다.
IPO대어들이 대부분 양호한 성적표를 받고 거래를 시작하지만, 크래프톤은 불안하다.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경쟁률 7.8대 1수준을 기록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상장한 'IPO대어'들은 SKIEKT 288.2 : 1, SK바이오사이언스 335.4 : 1, 피비파마 237.1 : 1, 카카오뱅크 182 : 1, HK이노엔 388.9 : 1 등을 기록했다.
이는 상장 심사부터 '고평가 논란'을 겪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애초 희망 공모가를 45만8000∼55만7000원으로 제시했다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따라 40만 원∼49만8000원으로 낮췄다. 공모금액이 4조3098억 원으로 역대 2번째로 많다는 점과 주당 가격이 50만 원에 가까워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려웠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크래프톤은 상장예정주식 4889만8070주 중 약 41.5%에 해당하는 2027만6708주는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이다. 차익시현 매물이 대거 출회할 가능성도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외국인 미확약 지분율은 5.6%로 카카오뱅크의 2배 수준으로 상장일 매도 압력은 높은 편"이라며 "유동비율이 높기 때문에 주요지수 특례편입 가능성은 카카오뱅크보다 높지만 주가 부진 가능성을 고려해 발표 모멘텀이 있을 상장일 종가, FTSE 지수변경 T-1일, MSCI T-3일을 배분해 매수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