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가에 직원이 사라지고 있다. 소비 패러다임이 온라인 중심의 언택트 쇼핑으로 급변하면서 점포 일자리가 급속히 쪼그라들면서다. 오프라인 매장이 늘지 않는 가운데 업무 자동화 추세에 무인 계산대가 급속히 늘며 캐셔(계산원)가 설 곳이 사라지고, 판매직 역시 최저임금 상승에 키오스크로 대체되며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2만6030명이던 롯데쇼핑의 총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만2791명으로 5년새 3566명 줄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대형마트 감소분이다. 롯데마트의 직원 수는 1만3611명에서 1만2102명으로 1509명이 쪼그라들었고, 올 들어서도 202명이 더 줄었다. 2015년 116개이던 롯데마트는 올 6월 기준 112개로 불과 4개가 줄었을 뿐이다.
이마트도 마찬가지다. 트레이더스를 포함한 이마트 점포수는 2015년 156개에서 올 상반기 159개로 늘었지만, 2015년 3만85명이던 직원 수는 지난해 2만5214명으로 축소됐고, 올해 상반기에도 251명 더 줄었다. 다만, 이는 대형마트와 SSG닷컴, 스타필드, 이마트24 등 관련 사업을 모두 합친 수치다.
홈플러스에서도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진다. 2월 결산법인인 홈플러스는 2016년 2월 기준 임직원 수가 2만4952명이었던데 비해 올해 2월에는 2만1045명으로 3907명 감소했다. 국민연금사업자 기준으로 올해 6월 기준으로는 2만451명이다. 5년 전 142개였던 점포 수는 138개로 4개 감소했다.
이에 따라 5년 새 대형마트 일자리 감소 폭은 1만287개, 올해 상반기까지 포함하면 1만 1334개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년 간 점포 수 감소가 생각만큼 크지 않은데도 불구 대형마트 직원수가 크게 줄어든 것은 자동화 추세로 주 인력인 캐셔가 무인계산대로 대체되면서 캐셔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2005년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셀프계산대를 도입한 홈플러스는 현재 138개 점포 중 88개(전체의 64%)에서 390개의 무인계산대가 운영 중이다. 2017년 무인계산대를 도입한 롯데마트는 현재 58개 매장에 592개가 설치돼 있다.
무인 계산대가 현장 직원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데다, 캐셔들이 기본 업무 외에 셀프계산대 사용법이나 안내 업무에 투입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마트노조 관계자는 “무인 계산대 확대는 고용 측면에서 캐셔들의 일자리를 대거 사라지게 한다”면서 “노년층이나 장애인 고객들도 배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는 대기 시간 단축과 고객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 고객에 보다 개선된 쇼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캐셔가 자연퇴사하면서 새로운 인력을 뽑지 않았을 뿐 인력 구조조정을 시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무인 계산기는 코로나 19 여파로 비대면 쇼핑이 확산하면서 고객들이 더 선호하는 추세”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