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부족에 팝콘 매장 직원이 카페까지 관리
코로나 이후 실적은 '악화일로'...팝콘 등 식음 사업도 타격
#경기도에 거주하는 30대 주부 P씨는 광복절 연휴에 집 근처 영화관에 갔다가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영화 관람을 앞두고 상영관 앞 커피전문점의 무인 주문기(키오스크)로 커피를 주문했는데, 매장 안에 커피를 만들어 줄 직원이 없었던 것. 어찌할 바를 몰라 매장 앞을 서성이자 저 멀리 팝콘 매장 직원이 달려와 커피를 내려줬다.
영화관에서 직원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한 데 따른 인력 구조조정의 결과다. 최근 거리두기 4단계 실시 이후에는 성수기에도 영업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관련 업계에선 영화관이 고사할 수 있다는 절망적 분석마저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CJ CGV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기준 이 회사의 직원 수는 총 2755명이다. 이는 전년(3664명) 대비 24.8% 줄어든 수치다.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상영관을 폐점하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전체 임직원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 수는 늘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기간제 근로자 수는 403명으로 전년(114명)에 비해 4배가량 늘었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정규직 수를 줄이고 이 자리를 비정규직 고용으로 대체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같은 고용 감축의 원인은 두말할 것도 없이 실적 부진이다. 국내 양대 영화관 사업자인 롯데컬처웍스(롯데시네마)와 CJ CGV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냈다.
CGV는 2분기 매출 1617억 원, 영업손실 573억 원을 기록했다. '크루엘라', '분노의 질주 : 더 얼티메이트' 등 개봉으로 매출은 전년(416억 원) 대비 288.71% 늘었지만, 손실은 계속됐다. 롯데컬처웍스는 2분기에 전년보다 36.6% 늘어난 43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지난해(영업손실 510억 원)에 이어 360억 원의 손실을 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화관은 최근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 따라 밤 10시면 문을 닫아야 한다. 한때 '팝콘판매점'이냐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던 식음 사업도 차질이 생겼다. 통상 식음 사업은 전체 매출의 20~30%가량을 차지한다. 블록버스터 작품들이 쏟아지며 1년 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에 방역이 강화된 점 또한 업계로선 뼈아프다.
방역이 계속되면서 업계는 하반기 국대 기대작과 외화 개봉만 바라보는 상황이다. 하반기 들어 '모가디슈' '싱크홀' 등 국내 기대작이 개봉됐고, '스파이더맨' '킹스맨 : 퍼스트 에이전트' 등의 외화 개봉이 예정돼 있어 관람객 수가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서다. 다만 하반기 정상 영업은 여전히 코로나 확산세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