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기업 위주 시장에 삼성전자ㆍLG전자도 진입
키오스크 도입 따른 일자리 감소ㆍ디지털 격차 우려 목소리도
사람이 사라진 자리는 메우는 건 기계다. 그 중에서도 무인화(無人化)를 이끄는 대표적인 것이 '키오스크'다.
연이은 최저임금 상승이 키오스크 시장 성장의 도화선이 됐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8720원)보다 5.1% 인상된 9160원으로 정해졌다. 월 노동시간 209시간을 적용하면 내년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191만4400원이다.
이에 비해 300만 원짜리 키오스크를 36개월 할부로 구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한 달에 들어가는 비용은 단순 계산으로 8만3300원이다. 업주로선 주문과 결제 등 단순 업무를 수행하는 '저숙련 노동자'에게 더 비싼 돈을 지불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외식업계에선 키오스크 도입이 활발하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2014년 직영점을 대상으로 키오스크를 도입해 테스트 운영을 시작한 이후 △2016년 440점 △2018년 840점 △2020년 1090점으로 도입 점포를 매년 늘렸다. 올해 7월 말 기준 키오스크를 도입한 롯데리아 매장은 1130점에 달한다.
전체적인 시장 규모도 커진다. 이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올해 국내 키오스크 판매량은 3만 대 수준으로, 3년 전인 2018년(1만 대 수준)과 비교하면 3배 커졌고, 시장 규모는 300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점도 향후 키오스크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시장성'이 커지면서 중소기업이 주축이었던 시장 구조도 재편의 기미가 보인다. 대기업의 눈이 키오스크 시장으로 향하는 것.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스마트주문ㆍ결제 솔루션 '삼성 키오스크'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식당과 카페, 약국 등에서 상품 선택부터 주문, 결제까지 가능한 '올인원(All-in-one)' 제품이다.
고성능 SoC(System-on-Chip) 기반으로 별도 PC 없이 콘텐츠 관리와 결제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카드리더기, 영수증 프린터, QRㆍ바코드 스캐너, NFC(Near Field Communication), 와이파이(Wi-Fi) 등 키오스크에 필요한 필수 기능 들을 모두 탑재했다.
‘그레이 화이트’ 색상에 24형 터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으며 테이블형ㆍ스탠드형ㆍ벽걸이형 등 총 3가지 형태로 출시돼 다양한 매장 환경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이달 기준 삼성전자는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에 삼성 키오스크를 납품 중이며 향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LG전자 역시 키오스크 시제품 개발을 끝내고 출시 시기를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키오스크 시장 급성장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키오스크가 제품 안내와 결제 등 인간 노동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어 저숙련자 일자리 감소를 촉진하고, 장애인과 노인층 등 이른바 디지털 소외계층의 일상 서비스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한편으로는 "키오스크 도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해 고용노동부와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경제학회와 진행한 '2020년 고용영향 결과발표회’에서 "조사결과 키오스크 도입 업체의 경우 매출은 6% 늘었지만, 고용감소는 0.2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서울시 소재 357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키오스크 도입과 고용감소, 매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바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키오스크 이용성 향상을 위한 시도도 계속된다. 한국디지털페이먼츠는 고령층의 이용성을 향상한 키오스크를 6월 선보였다. 외래어를 최대한 배제하고 폰트 크기를 키운 데다 색약자를 고려한 색상과 명도 대비를 구현했다. AI(인공지능) 벤처기업인 머니브레인은 걸음마 단계지만 인공지능 기술과 챗봇을 활용한 대화형 키오스크를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