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공존 '방역 체계' 전환은 여론 엇갈려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낮아졌지만, 국민 10명 중 9명은 여전히 확진자 통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봉쇄 조치를 풀고 코로나19와 공존을 택한 영국, 싱가포르 등과 같은 방역 체계 전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서울대 코로나19 보건대학원 기획연구단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0.6%가 "여전히 확진자 통제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 바이러스 진화와 중증 환자 증가 등의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여전히 확진자 통제가 중요하다는 의견에 국민 10명 중 9명이 동의한 셈이다.
응답자 절반은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최근 4차 대유행과 앞선 1∼3차 대유행의 확진자 수가 같은 의미가 아니라고 봤다.
다만 현행 방역체계의 전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론이 엇갈렸다.
우선 "치명률이 낮아진 지금부터는 어느 정도 확진자가 발생해도 코로나19와 일상이 공존하도록 방역 체계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절반이 조금 넘는 56.9%가 찬성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백신 접종률이나 확진자 숫자 등을 볼 때 방역체계 전환을 고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다"라는 진술에도 76.1%가 찬성했다. 그러면서 "제로(0명) 수준으로 확진자가 줄어들기 전에는 현재의 방역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79.9%가 동의했다.
백신 접종 이후에도 일상 복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국민 다수가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경우를 가정하고 일상 회귀 가능성에 관해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입장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입장이 각각 60.7%와 63.6%로 팽팽했다.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하루 확진자가 121명, 인구의 75.7%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19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지난해 1월 설문조사 이래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근 코로나19 4차 유행이 심각해진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가 코로나19의 위험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의견에 동의한 사람은 65.2%로, 동일 문항을 적용한 지난해 1월부터의 설문조사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이번 설문 조사는 서울대 코로나19 보건대학원 기획연구단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한 '코로나19와 사회적 건강 3차 조사'로,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