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고 물량 부재 속 개입성 물량이 그나마 상단 저지
기술적 저항선 놓인 1156~57원에서 막힐 듯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56원을 돌파해 2주일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연준(Fed)이 고용지표 호조 등에 힘입어 조기에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한데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1조원 넘는 매도폭탄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수급적으로도 역외세력의 달러매수가 많다. 반면, 휴가철로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많지 않은 가운데 그나마 개입성 물량이 상단을 저지하는 모습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테이퍼링 우려도 있지만 오늘은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눈에 띤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외국인 주식매도세가 멈출 것 같지 않아 원·달러도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봤다. 다만 기술적 저항선이 위치한 1156원과 1157원에선 막힐 것으로 예상했다.
11일 오후 2시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6.5원(0.57%) 오른 1156.3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엔 1156.5원까지 올라 지난달 28일 장중 기록한 1157.3원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원·달러는 1153.5원에 출발했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53.3/1153.6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1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전일에도 테이퍼링 이슈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었다. ND도 높아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갭업 출발했다. 장중 달러인덱스 자체는 크게 강세를 보이는 것 같진 않은데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1조원 가량 매도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휴가철이라 네고물량도 많지 않다. 반면 역외쪽 바이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또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지속되고 있고 당분간 멈출 것 같지 않다. 이 부문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원·달러가 쉽게 빠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1156원과 1157원에선 기술적으로 저항선이 있다. 1157원에선 막힐 것 같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외국인 증시 매도세가 두드러져 있다. 이와 연관돼 원·달러도 상승압력을 받는 모습”이라면서도 “상단에선 개입성 물량도 만만치 않게 나오는 느낌이다. 힘겹게 오르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56원 정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1157원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당국이 허용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라며 “원·달러도 상승했다가 조정받고 끝나는 모양새를 연출할 것으로 본다. 좀 더 올라야 맞는 것 같은데 개입성 물량에 속도조절을 하는 듯 싶다”고 진단했다.
같은시각 달러·엔은 0.09엔(0.08%) 오른 110.66엔을, 유로·달러는 0.0003달러(0.03%) 내린 1.1716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3위안(0.04%) 내린 6.4844위안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0.10포인트(0.65%) 하락한 3223.09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조1650억100만원어치를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세다. 이는 또 지난달 9일 1조3421억4900만원어치 순매도(종가기준) 이래 가장 큰 폭의 매도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