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모리츠 시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플레이션 헤지 목적에 이어 부동산 자산 가격이 상승에 따라 리츠지수가 안정적으로 오르고 있어서다. 대형리츠 상장 후 배당 지급, 활발한 자산 편·출입으로 기업가치가 커지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리츠란 부동산에 투자하는 주식회사를 의미한다. 주식공모 등 투자자에게 모은 돈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등 수익을 투자자에게 90% 이상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를 뜻한다. 이날 기준 국내 상장 리츠는 13개로, 전체 리츠 자산 대비 1.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공모리츠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난해부터 대형 리츠 상장이 이어졌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츠인프라·우선주 혼합지수는 의 1년 수익률은 19.3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3.16%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부진하지만, 우선주가 포함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 리츠인프라·우선주 혼합지수는 국내 공모리츠에 이어 배당 중심의 우선주 등 총 15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우선주를 제외한 리츠 지수와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리츠 지수의 절대 수익률은 1년 기준 24.8%로 나타났다. 6개월 기준으로 0.9%를 기록했는데, 올해 상반기 가파른 상승 이후 하반기 들어 다소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리츠 시장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오피스 시장은 2017년 7조 원 규모에서 2020년 16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며 “금리 인하로 부동산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됐고, 리츠 활성화, 부동산 투자 구조 개선 등 우호적 투자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린 대형 리츠는 저금리 기조에 이어 상업용 부동산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산편·출입을 통한 자산가치 증익에 집중하고 있다. 코람코에너지리츠는 27개 주유소 자산 매각 공시 이후 누적 17개 자산 매각을 완료해 오는 11월 특별배당이 예상된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2000억 원 차입 계획을 밝히며 미국 뉴욕 맨하튼 오피스 빌딩 법인 지분 49.9% 취득 공시를 내기도 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IPO 자금, 담보대출 등을 활용해 물류센터 2개 자산을 편입했다.
상장 후 주가도 상승세다. 신한알파리츠 주가는 8000원대에서 움직이며 공모가(5000원) 대비 60% 이상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어 ESR켄달스퀘어리츠, 코람코에너지리츠, 롯데리츠, 이리츠코크랩 등이 공모가와 비교해 20% 넘게 상승했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주가가 움직여 공모가 밑으로 떨어질 확률은 낮은 셈이다.
쏠쏠한 배당금도 기대 요소다. 12개월 예상 배당 수익률 중 가장 높은 곳은 코람코에너지리츠(8.0%)로 나타났다. 이어 제이알글로벌리츠(7.2%), 이리츠코크렙(5.9%), 이지스밸류리츠(5.8%), 미래에셋맵스리츠(5.5%) 등이 뒤따르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기초자산이 되는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하방 경직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각 리츠의 AMC(Asset Management Company)들이 적극적인 운용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새로운 리츠의 상장이 하반기 재개되면서 투자자 관점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새내기 리츠가 줄줄이 상장하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이달 디앤디플랫폼리츠를 필두로 SK리츠, 서부티엔디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올원리츠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다양한 배경의 스폰서 기업들이 상장리츠 시장 진입을 준비하면서 기초자산 다각화, 최적의 밸류애드 전략 등 투자자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밸류애드 전략은 개별 부동산을 개인·법인이 운용하며 어떤 행위를 통해 가치를 높이고, 자본의 차익을 추구하는 방향을 의미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츠 공모 투자자와 스폰서 간 차별적 조건을 부여해 투자자 가치를 증대하고 공모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