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혈전증 발생으로 50세 이상에게 접종했던 AZ백신 희망자에 한해 50세 미만 접종 허용
만 30∼49세 연령층도 희망자에 한해 아스트라제네카(AZ) 잔여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됐다. 하루 확진자 2000명 안팎이 발생하는 4차 대유행 상황인 만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생기는 희귀 혈전증 등 부작용 발생에 대한 위험보다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는 것이 방역에 유리하다는판단 하에 나온 결정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3일 열린 코로나19 질병관리청 정례브리핑에서 “오늘부터 국내 코로나19 방역상황,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가용물량 등을 고려해 30세 이상 연령층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희망자에게 접종 기회를 부여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연령, 권고 연령은 50세 이상으로 유지하되 잔여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30세 이상이 위탁의료기관, 보건소 등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잔여백신 접종안을 변경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젊은 연령층에 희귀 혈전증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이 발생하자 이를 우려해 50대 이상에만 해당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은 50세 미만 연령층의 경우 2차 접종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도록 했다.
추진단이 안전성을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연령을 조정했는데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확진자 수 폭증으로 접종률을 높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폐기량을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잔여백신 접종안 변경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확진자 폭증에 영향을 미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점유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2~3배 높고, 감염 주기도 짧다.
이에 정 청장은 “연령별 접종의 이득과 위험은 방역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50세 이상에게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결정할 때는 4차 유행 이전이었고 지금으로선 접종할 때의 이득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호주 역시 델타 변이로 방역상황이 변하면서 접종 연령을 낮춰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희망자에 한해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속하게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개인의 희망 하에 잔여백신을 맞을 수 있게끔 기준을 일부 변경한 것”이라며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가장 중대한 이상반응은 혈소판 감소증 혈전증 발생인데 접종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관련 정보를 참고할 수 있도록 충분히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총 5000만 명이 1회 추가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mRNA 백신 5000만 회분의 구매를 추진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이날 화이자 백신 3000만 회분과 옵션 3000만 회분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3000만 명분의 화이자 백신은 내년 1분기부터 차례로 공급될 예정이고, 옵션 3000만 회분은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 구매 가능한 물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