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출소 이후 첫 회의를 연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가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낸다.
준법위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정기회의를 열었다.
이 부회장 출소 이후 첫 준법위 회의인 만큼 이날 이 부회장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번 회의엔 참석하지 않았다.
준법위는 이날 회의에서 고려대 지배구조연구소가 수행한 ‘최고경영진의 준법 위반 리스크 유형화 및 이에 대한 평가지표, 점검 항목 설정’에 관한 연구용역의 최종보고서를 논의하고 승인했다.
준법위는 “이번 연구 보고서에는 준법위반리스크를 6가지 유형으로 정리하고 이에 대한 세부 점검 사항을 제시했고, 이 가운데 지표화가 가능한 항목들을 평가지표로 삼았다”라며 “향후 이 보고서를 활용해 더 실효적인 감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준법위는 관계사 내부거래와 접수된 신고, 제보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고 처리 방안을 논의했고, 제보에 관한 사실관계 확인도 진행했다.
준법위는 지배구조 등을 포함한 주요 준법위반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5월 연구 용역을 발주했는데, 석 달 만에 결과를 받고 이를 승인한 셈이다.
준법위는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 등 핵심 3개 계열사가 직접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맡긴 지속가능한 경영 체제 관련 컨설팅 보고서와 이번 보고서를 공유해 연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회의에 이 부회장이 참석하진 않았지만, 향후 준법위 회의 참석이나 위원장과 면담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다음 준법위 정기 회의는 내달 1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다. 그 활동이 중단 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라며 준법위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출소 당일 이 부회장이 "저에 대한 걱정과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라며 신뢰 회복 의지를 강조한 것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