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사퇴 주장엔 李 "분란이 크긴 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곧 정리된다'는 내용의 통화 녹음 파일 전체를 공개하라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요구에 "응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드레이 쿨릭 주한러시아 대사 접견 뒤 기자들과 만나 "페이스북 입장 그대로"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그냥 딱합니다"고만 올리며 본인의 생각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또 다른 대선주자인 하태경 의원이 원 전 지사를 향해 후보를 사퇴하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선 "하 의원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면은 참, 분란이 크긴 크구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주일 전 이 대표와의 통화 내용에 대해 "결론적으로 분명한 사실관계를 밝히는게 옳다고 판단했다"며 "이 대표가 정확하지도 않은 인공지능 녹취록 일부만 풀어 교묘하게 왜곡하고 있다. 오늘 오후 6시까지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 대표는 파문이 확산되고 제가 긴급기자회견을 공지하자 어젯밤에 다급하게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다"면서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분명히 다시 말씀드린다. '곧 정리된다'는 이준석 대표의 발언 대상은 윤석열 후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체 녹음 파일을 확인하면 '곧 정리' 대상이 다른 사람인지 윤석열 후보인지, 갈등 상황인지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이 대표가 작성한 녹취록이 아니라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해 확인하면 대화 흐름, 맥락, 어감과 감정 다 밝히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표는 '딱하다'는 한마디로 에둘러 표현한 후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하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원희룡 후보 사퇴 촉구'에 나선 것이다. 애초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구정책 전환 관련 대선공약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기자회견 내용을 급하게 변경했다.
하 의원은 "원 후보는 이성적 판단 능력을 상실했다"면서 "더 이상 분탕질로 당을 흔들지 말고 즉각 대선 예비후보 사퇴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