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이은 집값 고점 경고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시행에도 수도권 아파트값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5주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서울 아파트값은 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19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8월 셋째주(1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30% 올랐다. 부동산원이 통계를 작성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던 지난주와 같은 상승폭이다.
지방(0.21%)은 지난주 상승폭을 유지한 반면 수도권(0.39%→0.40%)과 서울(0.20%→0.21%)의 상승폭은 모두 확대됐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값은 0.36%→0.36%→0.37%→0.39%→0.40%로 5주 연속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선 경기도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지난달 둘째주(12일 기준) 0.40%로 한 풀 꺾인 상승률이 이후 0.44%→0.45%→0.47%→0.49%를 기록한 뒤 이번주 0.50%까지 치솟았다.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지난주 1년 8개월만에 가장 크게 올랐던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주 또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 주간 상승폭이 0.21%에 달하며 2018년 9월 셋째주(0.26%) 이후 3년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거래가 감소하는 추세이나 재건축 계획안 통과 등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나오면서 가격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서울에선 노원구(0.32%)의 상승세가 두드러졌고, 도봉(0.29%)·중랑구(0.21%)도 강세를 보였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선 강남구(0.25%)가 개포동 재건축 단지, 서초구(0.24%)는 반포동 재건축 단지가 강세를 견인했다. 강서구(0.24%)는 마곡지구 위주로 크게 뛰었다.
경기도에선 안성시(0.89%)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교통 호재와 저평가 단지에 대한 매수세가 강세를 이끌었다. 그 밖에 오산(0.86%)·화성(0.71%))·평택시(0.71%)의 오름세도 컸다. 군포시(0.70%)는 리모델링 및 정비사업 기대감을 가진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지방에선 제주(0.38%), 충남(0.31%), 전북(0.29%), 충북(0.28%), 부산(0.27%), 대전(0.27%), 광주(0.22%) 등이 오름세를 이어갔다. 세종(-0.06%)은 전주(-0.15%)보다는 낙폭이 줄었지만 매물 누적에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20% 오르며 전 주 상승률을 유지했다. 지방(0.16%→0.14%)은 상승폭이 축소됐고, 서울(0.16%)은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수도권(0.26%→0.27%)만 오름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여름 휴가철과 대체휴일 등으로 거래가 대체로 뜸하지만 학군수요로 인한 매물 부족이 전셋값을 밀어올렸다. 양천구가 0.22%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노원구와 송파구가 모두 0.20%씩 올랐다. 강남구는 0.16% 상승했다. 정비사업 이주수요에 서초구(0.17%)와 동작구(0.19%)의 오름세도 이어졌다.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은 0.30%→0.32%로 확대됐다. 시흥(0.64%)·안성(0.58%)·안산 단원구(0.52%) 등의 오름세가 눈에 띈다. 입주 물량 확대에 4주 연속 약세를 보인 성남시 분당구 전셋값은 이번주 0.01%로 상승 전환했다.
지방에선 충북(0.27%), 대전(0.24%), 제주(0.20%), 충남(0.19%), 울산(0.18%), 전북(0.17%)의 오름세가 컸다. 세종(-0.04%)은 계절적 비수기와 신규 입주 물량 등의 영향으로 지난주(-0.03%)보다 낙폭이 더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