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지방 경찰청장 처형 영상…“보복 않겠다”던 약속 어디로

입력 2021-08-21 16:53

한은수 객원기자 onlin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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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에 처형당한 아프가니스탄의 지방 경찰청장. (출처=트위터)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지방 경찰청장을 처형해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지난 18일 탈레반이 그동안 자신들에게 대항해온 아프간 헤라트 인근 바기스 지역의 하지 물라 아차크자이 경찰청장을 처형했다고 보도했다.

60대 초반인 아차크자이 청장은 탈레반의 공언된 적수로, 지난주 탈레반이 투르크메니스탄 국경 인근을 점령한 직후 체포됐다.

탈레반은 누구에게도 보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최근 아차크자이 청장을 처형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영상에서 아차크자이 청장은 눈을 가리고 손이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다가 총살당했다.

▲[쿤두즈=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의 한 검문소에서 탈레반 병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최근 몇 주 동안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누비며 주요 대도시들을 공격해 쿤두즈 등 5곳을 점령하며 아프간 정부군을 밀어내고 있다. 2021.08.10. (뉴시스)

현재 아프가니스탄 대부분을 점령한 탈레반은 사면령을 선포할 당시 정부 관료와 병사를 비롯해 미국의 조력자들에게도 보복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재 서방 국가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 색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처형당한 아차크자이 청장 외에도 아프간 동부 잘랄라바드 인근 라그만지역 주지사와 지방 경찰청장도 억류된 상태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의 처형 여부는 탈레반 고위 지휘부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지 언론은 탈레반이 구성한 순찰대가 집마다 돌아다니며 전투 참여가 가능한 나이의 남성들을 잡아 가둔 뒤 순서대로 처형한다고도 보도해, 탈레반의 보복·색출 작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음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