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상반기 평균 연간 급여가 8000만 원을 돌파했다.
거대 IT 기업의 연봉 상승세가 가파르지만, IT업계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상반기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8300만 원을 기록했다. 등기이사를 제외하고 총 2743명의 직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다.
네이버 역시 상반기 급여액 평균이 8000만 원을 넘겼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1인 평균 급여액은 8122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등기임원이 제외됐다.
국내 ‘IT 공룡’으로 꼽히는 양 사의 평균 연봉이 훌쩍 뛰어올라 전 산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카카오의 상반기 평균 연봉은 삼성전자(4800만 원) 대비 73%가량 높은 수준이다. 같은 IT업계 수준과 비교해도 높다. 게임업계 대장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는 6300만 원, 넷마블은 4000만 원이다.
업계에서는 ‘네카라쿠배’로 통칭하는 IT 플랫폼 기업의 직원 ‘대접’이 다른 기업보다 낫다고 말한다. 상여 등 직원에 대한 보상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고,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는 것이다.
이 중 하나인 라인(Z홀딩스)의 지난해 평균 급여를 보면 매니저부터 일반 직원까지 평균 연봉은 801만7643엔(약 8558만8843원)이다. 일반 급여에 보너스(상여)까지 더한 금액이다. 스톡옵션을 통해 직원에 보상하는 때도 있다. 성과급을 스톡옵션과 현금 중 하나로 받을 수 있게 한 쿠팡이나, 인재 확보를 위해 1000억 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내건 우아한형제들 등이 예시다.
이에 대해 한 IT업계 관계자는 “‘네카라쿠배’는 개발자 등 인재 확보에 대한 욕구가 큰 기업들”이라며 “그런 만큼 직원들을 유인하기 위해 보상을 내걸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러한 연봉 상승의 비결로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 꼽힌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공시를 통해 상반기 급여에 스톡옵션 행사차익이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IT 기업의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스톡옵션을 갖고 있던 직원들이 대거 이를 행사했고, 그 금액이 반영돼 연봉 전체가 상승했단 설명이다.
실제로 카카오에서는 배재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76억5200만 원, 신정환 신사업담당이 60억3900만 원 등 보수 상위 임원 중 대부분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높은 연봉 상승세에도 IT 업계는 냉소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보수 전체가 올라간 것이 아닌 스톡옵션을 행사해 만들어진 ‘일시적 고연봉’ 현상인 만큼, 이를 업계의 흐름으로 해석하긴 어렵단 것이다.
IT업계에서 일하는 한 개발자는 “어디까지나 스톡옵션 ‘빨’을 받은 것”이라며 “네이버ㆍ카카오에서 일하는 동료들의 경우 연봉이 (평균 수준으로) 높지 않다.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이들은 크게 급여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