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지·탈락지 모두 아우성…잡음 커지는 '공공 개발'

입력 2021-08-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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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후보지 26곳 '공반연' 연대 합류
탈락지 성북5구역 '불만 목소리'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개발' 사업이 곳곳에서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공공 개발 반대 모임인 '3080공공주도반대연합회' 관계자가 23일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3080공공주도반대연합회' 제공)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개발' 사업이 곳곳에서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후보지는 물론 탈락한 지역에서도 공공개발에 대한 반발감이 확산하고 있어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이 한계에 부딪힌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역 인근을 비롯해 강북구 미아사거리 동측, 중구 약수역세권 일대, 미아역 동측 구역들이 최근 정부의 공공개발을 반대하는 모임인 ‘3080공공주도반대연합회(공반연)’에 잇따라 합류했다. 이로써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이하 공공 복합사업)에 선정된 56곳의 후보지 중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공반연과 연대하는 곳은 이날 기준 26곳으로 늘어났다.

앞서 서울에선 은평구 불광동 329-32구역을 비롯해 은평구 증산4구역, 영등포구 신길2구역, 동대문구 용두동 역세권, 강북구 미아16구역 등이 공방연과 손을 잡았다. 국토교통부에 공공개발 철회서를 제출한 곳은 모두 6곳이다.

이들 지역은 정부가 2.4 공급 대책에서 처음 도입한 도심 공공 복합사업 후보지들이다. 노후화로 주거 환경이 열악한데도 자력 개발이 어려운 지역들을 공공 주도로 개발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정부는 총 56곳을 사업 후보지로 발표했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6곳이 비대위를 만들어 반발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8·4 대책으로 나온 공공재개발 사업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공공재건축과 달리 선호도가 제법 높았지만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주민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공공재개발 반대 대열엔 주민 동의 60%로 순항하던 동작구 흑석2구역도 합류한 상태다. 흑석2구역은 공공재개발을 통해 1323가구 대단지가 거듭날 계획이었다.

공공 복합사업과 공공재개발 반대 기류에는 이들 사업이 사유재산을 침해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정부가 다수결의 횡포로 소수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개발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 개발을 반대하는 한 주민은 "공공 복합사업은 소유권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에 넘겨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어서 추진 과정에서 우리 목소리는 낼 수 없는 데 동의 과정에서도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정확한 정보 제공 없이 받은 사실상 깜깜이 동의서가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불만은 공공 개발 탈락지에서도 나온다. 대표적인 곳이 성북구 성북5구역이다.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성북구 성북5구역은 공공 복합사업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탈락했다. 1종 일반주거지역인 데다 구릉지에 있어 고밀 복합개발이 어렵다는 게 이유다. 노후도가 84%에 달하고 주거 환경이 열악해 개발 의지가 높은 데도 정부가 사업성으로만 당락을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2차 공공재개발 지정에서 고배를 마신 아현1구역, 신길16구역 등에서도 탈락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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