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외국이 국채선물 매수, 개인 10선 순매수규모 역대최대
금리인상 8월에 해도 10~11월도 가능, 연준 테이퍼링 등 겹쳐 올 하반기 금리 상단테스트
채권시장은 이틀연속 전구간에서 약했다(국고채 10년물 기준). 국고채금리는 한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금리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통안채 1년물의 경우 1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실관계가 틀린 오보로 판명나긴 했지만 전날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의 ‘통화정책 정상화’ 관련 언급 여파가 계속된데다, 2분기(4~6월) 가계신용이 사상 처음으로 1800조원을 돌파한데다 증가폭도 역대 최대폭이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26일로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서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내년 예산안이 600조원을 넘길 것이란 소식도 수급부담으로 작용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국채선물을 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 개인은 10년 국채선물시장에서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지난주와 달리 8월 금리인상 분위기로 급격히 쏠린 것은 물론, 기정사실화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각종 경제지표가 금리인상에 우호적이라고 진단했다. 8월 금리인상이 이뤄지더라도 10~11월 추가 인상이 가능할 수 있다고 봤다. 미국 연준(Fed) 테이퍼링 이슈 등과 맞물리면서 올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는 상단을 테스트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고5년물은 5.2bp 오른 1.688%를, 국고10년물은 5.0bp 올라 1.939%를, 국고20년물은 4.2bp 상승한 2.008%를 기록했다. 국고30년물과 50년물도 3.5bp씩 상승해 각각 1.990%를 보였다. 이는 모두 지난달 19일(5년물 1.703%, 10년물 1.972%, 20년물 2.052%, 30년물 2.045%, 50년물 2.046%) 이후 최고치다. 국고10년 물가채 또한 3.4bp 오른 0.797%로 전달 23일(0.817%) 이래 가장 높았다.
한은 기준금리(0.50%)와 국고채간 금리차를 보면 3년물과는 93.8bp, 10년물과는 143.9bp를 보였다. 10-3년 금리차는 0.1bp 벌어진 50.1bp로 전날(50.0bp) 이후 이틀째 50bp대를 유지했다. 국고채 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1.6bp 상승한 114.2bp로 17일(117.1bp) 이후 일주일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결제는 41만9227계약이었다. 원월물 미결제 206계약을 합한 41만9433계약은 6월14일(43만6983계약) 이후 최고치다. 거래량은 16만2408계약을 보였다. 근월물과 원월물 합산 회전율은 0.39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금융투자는 1만3599계약을 순매도해 7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작년 2월3일부터 11일까지 기록한 7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1년6개월만에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은행도 5565계약을 순매도해 6거래일째 매도세를 보였다. 이는 3월18일부터 25일까지 기록한 6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최장 순매도다.
반면, 개인은 1만1865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는 작년 3월3일 1만2476계약 순매수 이후 일별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외국인도 7049계약을 순매수해 7거래일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는 7월26일부터 8월5일까지 9거래일연속 순매수 이후 최장 순매수 기록이다.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47틱 떨어진 127.67이었다. 역시 마감가가 장중 최저가였던 가운데 장중 고점은 128.26이었다. 장중변동폭은 59틱으로 7월28일(65틱) 이후 한달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미결제는 15만5742계약이었다. 원월물 미결제 6계약을 합한 15만5748계약은 작년 11월30일 15만5759계약 이후 최고치다. 거래량은 6만864계약이었다. 합산 회전율은 0.39회를 나타냈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금융투자는 4044계약을 순매도해 사흘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또 17일 4931계약 순매도 이후 일별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 외국인도 2098계약을 순매도해 이틀연속 2000계약대 순매도를 이어갔다.
반면, 개인은 5850계약을 순매수해 전날 2489계약 순매수 후 이틀연속 대량매수했다. 이는 또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직전 최대 순매수는 3월12일 기록한 5461계약 순매수였다.
외국인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를 보면 3선은 24만3319계약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작년 12월10일 24만3507계약 이후 최고치다. 10선은 9만1950계약을 기록했다. 20일엔 9만6273계약을 보였었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11틱을, 10선은 고평 2틱을 각각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전혀 없었다.
그는 또 “시장 분위기가 8월 기준금리 인상으로 돈 상황이다. 지난주와 달리 금리인상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흘렀다. 수출지표는 호조를 보였고, 가계부채는 최고치를 경신중이다. 소비자심리지수(CSI) 감소폭도 적었다. 무엇보다 정부 당국에서도 금리인상에 우호적”이라며 “8월에 금리인상이 이뤄지더라도 10~11월에 백신 접종률 및 확진자 축소, 추경집행 등 추가 인상요인이 충분하다. 특히 내년 예산 결정에 따른 발행물량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겠다. 연준 테이퍼링 이슈도 있다. 올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는 레인지 상단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여 장이 어려워질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개인과 외국인의 선물 대량매수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고집스럽게 밀렸다. 8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가운데 경계매물이 계속됐다. 커브는 플랫에서 스팁으로 반전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한발 물러서면서 주식 상승, 원·달러 환율 하락 등 영향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전에 개인이 대량매수 후 거의 수익을 냈던 경험을 바탕으로 본다면 국내 기관 매도세가 약간 오버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다. 이번에도 결국 개인에게 끌려가는 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하반기 국고채 발행물량 축소와 생각보다 빠른 금리인상 영향으로 추세적으로는 플랫을 많이 생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주식시장 반등과 금통위 불안, 증권사 현선물 매도 등으로 약세가 지속됐다. 어제 청와대 정책실장 멘트가 오늘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장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는 모습이었다. 장중 개인의 선물매수가 강했지만 대세를 바꾸진 못했다. 장중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플랫장은 약화됐다. 시장 전체가 약세를 보이며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여전히 금통위 전 적정레벨 찾기 과정으로 보인다. 8월 인상을 기본으로 총재 스탠스와 추가 인상 시기 및 폭 등에 대한 셈법에 따라 변동성 장세를 지속하겠다”면서도 “약세 반영폭이 컸던 중기물은 그나마 나아 보인다. 8월은 잭슨홀과 예산안까지 시장이 소화해야할 것이다. 먼저 맞는 매가 약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