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무관중 개회식
한국 선수단 82번째 입장
일본 도쿄 하늘에 다시 한번 성화가 타올랐다. 24일 오후 8시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20 도쿄 패럴림픽 개회식이 열렸다.
도쿄 패럴림픽은 내달 5일까지 13일간 전 세계 161개국에서 참석한 4403명의 선수가 22개 종목에서 총 539개의 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이번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과 함께 1년 연기됐다. 일본 내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무관중’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개회식 역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와 외교 사절 등 일부 내외빈만 참석한 채 일반 관중 없이 조용히 치러졌다.
개회식은 ‘우리에겐 날개가 있다(We have wings)’라는 주제로 3시간 동안 진행됐다.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공통 주제인 ‘전진(Moving Forward)’에 고난을 헤쳐나갈 ‘날개’를 가지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더했다. ‘날개’라는 키워드에 걸맞게 ‘비행’·‘공항’ 콘셉트로 꾸며졌다.
오프닝은 ‘비상 준비(READY TO FLY)’라는 타이틀 영상을 시작으로 카운트다운 후 불꽃놀이가 이어졌다. 스타디움은 ‘파라 공항’으로 묘사됐다. 항공기의 허브가 되는 무대에서 변화가 시작되는 곳이라는 의미다. 또 연령·성별·인종과 장애인·비장애인 등 100명으로 구성된 크루가 경쾌한 리듬에 맞춰 춤을 췄다.
이어서 일본 국기 게양 후 시각장애 싱어송라이터 사토 히라리가 일본 국가를 불렀다. 일본 전통 기계 ‘가라쿠리’ 공연과 패럴림픽의 상징물 아지토스를 표현하는 이벤트가 펼쳐지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윽고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선수단 입장이 시작됐다. 도쿄 패럴림픽 참가팀은 총 162개지만, 선수단 입장에서는 163개 팀이 소개됐다.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의 장악으로 대회 참가가 좌절된 아프가니스탄이 포함됐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82번째로 입장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14개 종목 159명(선수 86명·임원 73명)의 선수단을 파견했지만, 개회식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40명 만이 참석했다.
기수는 보치아 대표팀의 최예진과, 그의 경기파트너이자 어머니 문우영 씨가 맡았다. 훈색(분홍빛 계열) 저고리와 대님바지가 눈에 띄는 생활한복 디자인의 행사 단복이 눈길을 끌었다.
개회식 중간에 펼쳐진 공연에서는 날개가 하나뿐인 작은 비행기가 날아오르는 과정을 표현했다. 특히 ‘우리에겐 날개가 있어요’라는 주제의 마지막 공연에서는 휠체어를 탄 소녀가 연기한 비행기가 힘차게 이륙하는 장면을 연출해 감동을 낳았다.
1시간 30분에 걸친 선수단 입장과 공연이 끝나자, 하시모토 세이코 대회 조직위원장의 개회사를 통해 ‘안전한 대회 운영’을 약속했다.
파슨스 IPC 위원장은 “여러분은 최고의 인류이며, 여러분만이 스스로 무엇이 될지 정할 수 있다. 변화는 스포츠에서 비롯된다. 내일부터 패럴림픽 선수들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축사를 남겼다.
이어서 장애 차별 종식 캠페인 ‘WeThe15(위 더 15)’을 소개하는 영상 상영 뒤 나루히토 일왕이 대회 개최를 선언했다.
개회식의 마지막은 성화 점화였다. 일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과 패럴림픽 발상지인 영국 스토크맨더빌에서 가져온 불꽃이 합쳐진 성화는 도쿄 하늘을 환하게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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