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에 봄 고시엔 이어 여름 고시엔 첫 진출 ‘돌풍’
일본 고교 야구 ‘꿈의 무대’로 불리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에서 재일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가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4강(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교토국제고는 26일 오전 8시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 타이거즈 고시엔 야구장에서 열린 8강전에서 후쿠이현 대표 쓰루가케히고에 9회말 끝내기로 3대 2 역전승을 거뒀다. 야구단 창단 22년 만에 처음 여름 고시엔에 진출한 학교가 4강(준결승) 진출이라는 ‘깜짝 성적’을 낸 것이다.
이날 경기는 7회까지 0대 0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다. 균형은 8회초 쓰루가케히고가 2점을 선취하며 기우는 듯 보였다. 그러나 교토국제고는 8회말 1사 만루에서 밀어내기와 내야땅볼로 2점을 얻어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9회말 첫 타자를 출루시킨 뒤 번트와 결승타를 연달아 성공하며 3대 2로 승리했다. 쓰루가케히고는 고시엔에 10번째 출전하는 야구 명문고다.
이날 승리로 고시엔 구장엔 ‘동해바다 건너~’로 시작되는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울려퍼졌다. 경기가 끝난 후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전광판을 바라보며 감격에 찬 표정으로 교가를 따라 불렀다.
일본의 전국고교야구대회는 지역 예선전을 치른 후 본선에 진출하는 여름 고시엔 대회와 예선 없이 전년 추계지역대회 성적 우수팀과 추천팀 등이 출전하는 선발고교야구대회(봄 고시엔)가 대표적이다.
여름 고시엔은 일본의 전국 3600여 개 고등학교 야구팀이 참가해 전국 47개 광역자치단체별로 지역 예선을 거쳐 49개 팀만 본선에 진출한다.
교토국제고는 올해 처음 봄 고시엔에 나선 데 이어 여름 고시엔 본선에도 처음 진출했다. 1947년 교토조선중으로 개교한 교토국제고는 고등교육까지 확대해 재일교포와 일본 국적자 130여 명이 다니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오는 28일 4강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