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 잇따라 올리기로
수신·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주요 은행들은 연봉 이상의 신용대출을 막기로 했다. 저축은행도 신용대출 규제에 들어간 만큼, 연말까지 신용대출로 억대의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도 이뤄질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과 외국계 씨티·SC제일은행,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은 지난 27일 금융감독원에 신용대출 상품 대부분의 최대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금감원이 지난 13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의 회의에서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의 개인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하자, 이를 일제히 받아들인 것이다.
금감원은 시중은행들에 27일까지 구체적으로 신용대출 상품별 한도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담은 계획서를 제출하라며 실행을 압박했다. 은행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다음 달 중순 이전에는 은행 대부분이 규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5대 은행 중 올해 들어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장 높아 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NH농협은행은 지난 24일부터 신규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기존 2억 원에서 ‘1억 원 이하, 연소득의 100%’로 축소했다. 하나은행도 이미 27일부터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 카카오뱅크, 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나머지 은행은 내달 중 실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적금 등 수신금리가 다음 주부터 0.2%포인트 안팎 줄줄이 오를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기준금리 인상 이틀 뒤인 지난 28일부터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가입 기간 전 구간에 대해 0.2%포인트 일괄 인상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4%다.
신한은행은 30일 예·적금 금리를 0.2∼0.3%포인트 인상하기로 했으며, NH농협은행도 다음 달 1일 예·적금 금리를 0.05∼0.25%포인트 올릴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다음 주 초 예·적금 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KB국민·하나·우리은행도 조만간 예·적금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
대출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이 선반영됐지만, 추가 상승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대출금리는 수신금리 인상과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의 영향을 받아 곧 서서히 오를 전망이다.
9월에 오르는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는 10월 15일 발표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에 반영된다. 수신상품 금리 등 조달 비용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코픽스 금리’는 주담대 변동금리를 산정하는 주요 지표다.
따라서 10월에 새로 나가는 주담대부터 본격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9일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2.62∼4.13%다. 앞으로 금리가 오르며 점점 2%대 대출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픽스를 제외한 대출금리는 이미 시장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금리인상 추이를 지켜본 후 반영할 예정”이라며 “현재 우대금리 축소와 대출 중단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가계대출 물량 관리를 지켜보며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