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한항공 ‘단순투자’로 선회…경영개입 줄어들 듯

입력 2021-08-3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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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의 2대 주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던 국민연금공단이 ‘단순투자’ 기조로 돌아섰다. 7%대의 지분은 유지하면서도 적극적인 주주 활동에는 다소 힘을 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무 구조 개선, 아시아나 합병 등의 과제가 남아 있는 대한항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29일 대한항공 주식 84만438주를 매수해 기존 7.36%였던 지분을 7.58%까지 늘렸다고 공시했다. 당일 종가 기준으로 253억 원가량 사들인 셈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의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 목적에서 단순투자 목적으로 변경한 점이다. 국민연금은 같은 날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등의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변경했다.

지난달 국민연금이 한국금융지주, 넷마블, KCC글라스, 메리츠증권, 삼성중공업 등 5개 기업의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 목적으로 변경하며 책임투자 기조를 강화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변경 이유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2대 주주로 굵직한 사안들에 반대표를 던지며 존재감을 키웠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재선임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때 ‘주총 거수기’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던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책임 원칙)를 도입하고 적극적인 주주활동에 나설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2월에는 일반투자 목적을 신설한 자본시행령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서 대한항공을 포함한 56개 기업의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다만 이같은 적극적 주주권 행사는 과도한 경영 개입 논란을 빚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의 주주 활동에 힘을 빼면서 대한항공의 앞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아시아나항공 합병, 재무구조 개선 등 주요 경영 사업에 속도를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전언이다.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시현했다. 여객 수요의 부진을 화물운송 사업으로 상쇄하면서다.

더욱이 전날(30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송현동 부지를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와 교환하기로 하면서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연내 부지 매각이 완료된다면 대한항공의 재무구조가 다소 괜찮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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