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할머니 담배 셔틀 시킨 10대에 참담…“이런 세상 상상도 해본 적 없어”

입력 2021-08-31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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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출처=허지웅SNS)

작가 허지웅이 최근 10대 학생이 60대 노인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폭행한 사건에 대해 참담함을 드러냈다.

31일 허지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속수무책으로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는 할머니의 체념 때문에 저는 절망했다”라며 “이런 세상을 상상해본 적도, 예측해본 일도 없다”라고 통탄했다.

앞서 지난 25일 여주시 홍문동 한 길가에서 10대 학생 4명이 60대 할머니에게 담배를 사 오라고 강요하고 또 소녀상 추모꽃으로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장면은 영상으로 촬영되어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했고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후 여주경찰서는 현장에 있던 학생 4명을 입건해 조사를 진행했으며, 할머니는 가해 학생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더욱 안타까움을 안겼다.

이에 허지웅 역시 “최근 한 무리의 남녀 학생들이 거리의 60대 할머니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할머니가 거부하자 주변 위안부 소녀상 앞의 국화꽃으로 할머니를 때리며 조롱하고 촬영하는 일이 있었다”라며 해당 사건을 언급했다.

이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조사 과정에서 학생들은 장난이었다고 밝혔다”라며 “국화꽃과 비아냥 때문이 아니라 속수무책으로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는 할머니의 체념 때문에 나는 절망했다”라고 토로했다.

허지웅은 “이런 세상을 상상해본 적도, 예측해본 일도 없다. 여러분도 그럴 거라 생각한다. 영문도 모르겠고 해법도 모르겠다”라며 “할머니는 학생들이 처벌받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감당할 수 없는 세상을 인내하는 방법은, 어쩌면 그렇게 감싸 안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없이 무력하게만 느껴지는 내가 참 싫은, 그런 아침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해 학생 4명 중 1명이 재학 중인 경기관광고는 지난 28일 입장문을 통해 “매우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이런 불미스러운 사안이 발생한 점에 대해 피해자분께 가해 학생을 대신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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