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0명 중 8명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아"
특히 "안전하지 않다" 답한 60세 이상 여성 노인 많아
여성을 향한 폭력 범죄가 꾸준히 늘고 있다. 가정폭력·성폭력·불법촬영 등 모든 여성 대상 범죄의 검거 인원이 크게 증가했는데, 특히 가정 폭력은 검거건수는 2019년 기준 8배 가량 높아졌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5일 공개 '202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가정폭력 검거 건수는 5만277건으로 2011년 대비 7.3배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전년 대비 20% 늘었다. 검거 인원은 2011년(7272건)보다 5만2200건 증가해 8.2배 늘었다.
불법 촬영으로 검거된 범죄자도 2011년 1354명에서 5151명으로 3.8배로 증가했다. 검거 건수는 2011년 1344건에서 4744건으로 늘었다. 다만 불법촬영 범죄 발생 건수는 2017년 6465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2018년 5925건 △2019년 5762건 △2020년 5032건의 불법촬영 범죄가 발생했다.
지난해 불법촬영으로 검거된 범죄자는 총 5151명으로, 이들 중 94.1%가 남성이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역시 늘었다. 2010년 2만 375건 발생했던 성폭력 범죄는 2019년 3만1396건으로 증가했다. 그해 성폭력 검거 인원은 3만3717명으로 2010년 1만9712명 대비 1.7배 늘었다. 이중 다시 성폭력을 저지른 동종재범자는 2133명으로 6.3%를 차지했다.
2013년 처음 통계를 작성한 스토킹과 데이트폭력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 데이트폭력 검거 건수는 9858건으로 2013년 대비 3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토킹은 581건으로 312건에 머물렀던 2013년 대비 86.2% 증가했다.
데이트 폭력과 스토킹 범죄의 유형으로는 폭력상해가 가장 많았다. 2019년 기준 전체 범죄 유형의 71.0%가 폭력 상해였다. 그 뒤를 경범죄 등 기타범죄(16.9%), 체포 감금 협박(10.8%)이 뒤를 이었다. 성폭력이나 살인으로 이어진 경우도 각각 84건과 35건이 있었다.
이를 두고 김종미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은 "가정폭력이나 디지털성범죄, 스토킹범죄에 대한 사회적인 경각심이 높아진 것과 범정부차원의 종합대책을 수립·시행해 적극적인 법집행과 피해자 보호에 나선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과거 경범죄로 치부돼 과태료 10만 원에 불과했던 스토킹은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첫 단추라는 인식이 생기며 처벌이 강화됐다. 오는 10월 21일부터 시행되는 '스토킹 처벌법'은 최대 5년 이하 징역, 벌금 3000만 원의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여성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날 공개된 통계에서 여성 10명 중 8명은 "우리 사회가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해 진행된 사회 안전에 대한 분야별 인식 조사에서 여성 중 21.9%만이 범죄와 관련 "우리 사회가 매우 안전" 혹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답했다. 특히 60세 이상 여성은 21.1%만이 안전하다고 답해, 노인 여성일수록 안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의 이런 불안은 조사에서 주로 다룬 통계가 '검거 건수'로 실제 일어난 범죄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펴낸 'KOSTAT 통계플러스' 2020년 가을호에 따르면 2019년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는 1만9940건에 달한다. 아울러 물리적 폭력과 함께 디지털 성범죄 역시 심각한 주요 범죄로 떠오른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노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