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화이자·모더나의 ‘부스터샷’ 집착에도...FDA 첫 분석 보고서 “필요 없다”

입력 2021-09-16 15:58수정 2021-09-1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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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 “시간 지날수록 백신 효과 감소” 주장
FDA “부스터샷 없이도 충분히 중증·사망 보호”
고민 깊어지는 美…특정 집단만 추가 접종 가능성도

▲화이자와 모더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라벨이 붙은 유리병과 주사기의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 효과를 강조하는 보고서를 잇달아 내놨다. 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화이자가 부스터샷 승인 신청을 위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첫 보고서에서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연구진도 ‘부스터샷’ 필요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윤’ 추구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다음 주부터 부스터샷에 착수하려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FDA는 이날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부스터샷 승인 요청을 위해 제출한 데이터를 분석, 처음으로 공개했다. 23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FDA는 자국 내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은 부스터샷 없이도 중증 및 사망 예방에 충분한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시점에서 부스터샷이 필요하지 않음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화이자는 접종 완료자 4만4000명을 추적한 결과, 2차 접종 후 감염 예방 효과가 두 달마다 약 6%씩 감소했다며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문건을 FDA에 제출했다. 여기에는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백신 효능이 최대 95%까지 회복됐다는 데이터와 추가 접종에 따른 부작용이 2차 접종 때와 큰 차이가 없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스라엘 백신 접종자 가운데 돌파 감염이 발생한 주된 원인이 백신 효과 저하에 있다고도 했다.

미국 모더나도 이날 대규모 시험에서 도출한 새로운 데이터를 바탕으로 백신의 효과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진다고 주장하면서 부스터샷을 옹호했다. 모더나는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던 지난 7~8월 실시된 연구에서 약 13개월 전 접종한 사람들이 8개월 전에 접종한 이들에 비해 감염률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백신 제약사 두 곳이 부스터샷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잇달아 내놓고 승인을 압박한 것이다.

하지만 FDA는 화이자가 제출한 자료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우선 일부 연구에서 시간이 흐른 뒤 화이자 백신 효능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렇지 않은 연구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면역력 저하가 돌파감염의 잠재적 요인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델타 변이를 비롯한 다른 변수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화이자가 제공한 데이터가 불충분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델타 변이에 대한 부스터샷의 면역 반응 데이터가 24명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FDA의 이날 보고서로 바이든 행정부의 부스터샷 셈법도 복잡해지게 됐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FDA의 승인을 받아 빠르면 20일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닛 우드콕 FDA 국장 대행과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이를 지지하면서 미국의 부스터샷 접종은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FDA의 독립 자문 기구 ‘백신·생물학적제재자문위원회(VRBPAC)’가 17일 열리는 회의에서 의료 종사자나 65세 이상 등 특정 집단에만 추가 접종을 권고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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