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대비 정부부채 증가율 9위나 수준은 28개국 중 21위
가계부채 증가율과 수준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분위기다. 올 들어서도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부채 증가율도 올 들어 상위권에 진입했다. 다만 수준은 여전히 세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정부만 허리띠를 조인 모양새다.
22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부채는 전분기대비 1.5%포인트 증가한 104.9%를 기록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비교 가능한 43개국 중 2위에 오른 것이다. 작년 4분기엔 2.7%포인트 늘어 증가율 1위에 올랐었다. 뉴질랜드(1.6%p)가 1위를, 스위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각각 1.4%p)이 공동 3위를 보였다.
우리보다 앞선 국가는 스위스(133.4%)와 호주(123.4%), 노르웨이(114.3%), 덴마크(111.2%), 캐나다(110.8%)로 서방 선진국뿐이다.
실제, 올 1분기 말 자금순환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2104조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100조 원을 돌파했다. 가계신용 기준으로는 1765조 원에 달했다.
가계와 기업을 합한 민간부채 신용갭은 전분기(17.6%p) 대비 0.7%포인트 증가한 18.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4분기 세계 7위에서 5위로 두 단계 뛰어오른 것이다.
일본과 홍콩(각각 27.5%p)이 가장 높았고, 이어 스위스(25.1%p)와 프랑스(19.8%p)가 그 뒤를 이었다. 작년 4분기 4위를 기록했던 싱가포르(17.9%p)가 6위로 떨어졌고, 5위였던 캐나다(14.5%p)가 9위로 내려앉았다.
신용갭이란 명목 GDP 대비 가계와 기업부채의 민간신용 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보여주는 부채위험 평가지표로, GDP에서 가계와 기업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과거보다 빠르게 늘어날수록 커진다. 통상 신용갭이 2%포인트 미만이면 정상, 2~10%포인트 사이면 주의, 10%포인트를 넘으면 경보 단계로 분류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계속 빨리 늘고 있다. 다만, 올 하반기엔 증가세가 분명 진정될 것으로 본다. 신용갭도 추가로 확대되기보단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코로나 이후 확대 재정정책이 이어지며 정부부채 증가율도 빠르다. 다만 수준 자체가 워낙 낮은 상태에서의 증가율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빠른 증가율은 늘 경계해야 하나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어서 우려할만한 것은 아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관심을 계속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