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3일 대장동 공영개발 이익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몰아줬다는 특혜 의혹에 대해 경선 경쟁후보들에 공동대응을 제안했다.
이 지사는 화천대유 의혹으로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에선 국정조사·특별검사·국정감사 촉구 압박, 경쟁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의 비판까지 여야 협공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쟁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김두관 의원이 이날 비호에 나섰는데, 이에 공동대응을 제안하며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후보들 공동 기자회견이든 캠프 공동 성명이든 저들의 후안무치한 저질 정치공세에 함께 맞서면 좋겠다. 후보들의 공동대응을 제안한다”며 “(오는 25일) 광주·전남 경선을 앞두고 우리 당 후보의 공동대응이 이뤄진다면 당의 단합과 단결을 기대하는 국민과 당원께도 좋은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과 김두관 의원을 비롯해 자신을 비호해준 민주당 의원들을 한 명 한 명 거론하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진실 앞에 같은 마음이신 김두관·추미애 후보님, 김태년·김민석·윤건영·조응천·강득구 의원님 고맙습니다”고 했다.
자신을 지원사격해준 인사들을 일일이 열거한 건 당내에서 유일하게 화천대유 의혹으로 날을 세우고 있는 이 전 대표 측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오는 25~26일 호남 경선에서 예상되는 열세를 극복키 위해서다.
호남은 이 전 대표의 연고지라 다소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와중에 화천대유 의혹까지 겹치면서 이재명 캠프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특히 전남의 여론 악화가 우려된다며 45% 득표가 목표라는 전언을 내놨다. 그간 지역 경선과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모두 과반 이상 득표를 해왔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이 지사는 화천대유 공동대응 제안을 함으로써 이 전 대표를 ‘민주당 원팀’과 다른 편이고 국민의힘 공세 논리에 부화뇌동해 ‘내부 총질’을 하는 모양새로 만들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공동대응이 성사되면 이 지사 입장에선 경쟁후보들의 화천대유 의혹 대응 지원을 얻는 동시에 이 전 대표 견제까지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편 화천대유 의혹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추진했던 대장동 공영개발 사업에서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화천대유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들이 천문학적인 액수의 배당과 수익을 올리며 불거진 특혜 논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