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가 최근 인기리에 청약 마감한 경기 성남시 대장지구 내 ‘판교 SK뷰 테라스’(도시형 생활주택) 분양으로 최대 1000억 원을 더 벌어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이미 알려진 수천억원대의 아파트 시행 수익 및 배당 수익과는 별개다.
이 단지 청약 당첨자들 사이에선 분양가가 워낙 높았던 데다 화천대유를 둘러싼 현 사태의 불똥이 자칫 입주 등의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판교 SK뷰 테라스는 지난 15일 진행된 청약에서 292가구 모집에 9만2491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무려 317대 1에 달했다. 당시 청약이 △1군(75B1·75B2·75B3·75B4) △2군(84A1·84A2·84A3·84A4) △3군(84T)으로 나뉘어 진행됐는데 모든 주택군이 마감됐다.
이 단지는 분양 전부터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분양가 때문이다. 판교 SK뷰 테라스가 들어서는 성남시 분당구는 투기과열지구여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야 하는데, 이 단지는 상한제를 피하면서 분양가가 3.3㎡당 평균 3440만 원에 달했다. 대부분 타입의 분양가가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9억 원을 넘긴 것이다. 하지만 중도금 대출 여부가 불확실하고 건당 300만 원의 예치금이 필요한데도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이렇게 높아질 수 있었던 이 단지가 아파트가 아닌 도시형 생활주택이기 때문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분양가 통제 장치가 없다. 정부가 최근 도심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의 규제 빗장을 풀면서 공급 확대 기대감은 커졌지만, 이들 주택 유형의 가격 상승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고분양가에도 판교 SK뷰 테라스가 높은 청약 경쟁을 기록한 건 낮은 청약 진입 장벽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과 주택 소유 등의 자격 제한 없이 청약에 나설 수 있다. 최근 높은 청약 경쟁률과 가점 경쟁에 지친 젊은층이 도시형 생활주택 같은 비아파트 청약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당첨자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9만 명의 청약 인파를 뚫고 내 집을 소유할 기회를 갖게 됐지만 "비싸기도 한데, 화천대유한테 돈 준다고 하니까 기분이 썩 좋지 않네요", "화천대유가 분양수익을 가져간다고 하니 찜찜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등의 분양 당첨자들의 글도 올라오고 있다. 자금 마련도 만만치 않지만 현 사태의 여파가 자칫 입주 차질 등의 문제로 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화천대유 측이 이 단지 분양으로 최대 1000억 원을 더 벌어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통상 아파트 분양사업의 경우 매출의 10~15%가량을 이익으로 가져간다"며 "그런데 대장동 개발사업의 경우 토지 수용 과정에서 시세의 절반 수준만 보상한데다 300가구 미만의 도시형 생활주택 단지 조성시 이익률이 15%를 훌쩍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