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은 전후로 권순일 전 대법관을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대법원에서 받은 2019~2020년 대법원 출입기록에 따르면, 김 씨는 2019년 6월 16일부터 지난해 8월 21일까지 8차례에 걸쳐 권 전 대법관을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권 전 대법관은 이 지사 사건에 대한 전원합의체 심리에서 무죄 판결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전직 대법관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온다.
김 씨는 지난해 6월 16일 권 전 대법관을 만났다. 이날은 이 지사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넘겨진 뒤 바로 그다음 날이다.
또 그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해 7월 17일 김 씨는 권 전 대법관을 한 차례 더 만났다. 이날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낸 뒤 바로 그다음 날이다.
이 외에도 김 씨는 △2020년 3월 5일 △5월 8일 △5월 26일 △6월 9일 △7월 17일 △8월 5일 △8월 21일 등 수차례 권 전 대법관과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해 9월 8일 퇴임 후 화천대유에서 고문을 지내며 월 1500만 원 상당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대법원을 상대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선 김 씨와 권 전 대법관과의 만남과 관련해 야당의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두 사람의 만남에 관해 “재판거래이자 사법농단”이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해할 수 없다. (권순일 전 대법관 재직 당시) 김만배와 한 달에 네 번 만났다”며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에게 “(김 처장이) 대법관할 때 자기 방에서 (한 달에) 네 번 만난 사람이 있느냐”고 묻자 김 처장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무거운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사안이 규명되는 것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