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군 급식예산 문제..."농축수산물 아닌 전체 물가지수 적용"
급식비 현실 단가 부족했던 원인으로 오랫동안 제기돼
김병주 "안일한 정책으로 軍 장병들 피해봤다"
국방부, 식재료 물가 상승률과 연동키로…“촘촘한 설계 필요” 지적
부실 급실 논란에 국방부가 급히 증액한 내년 장병 급식 예산이 여전히 밥상 물가를 쫓아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급등한 농축수산물 물가상승률을 급식단가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다. 급식 단가를 현실화하지 못하면 부실 급식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장 올해 발표된 1월부터 8월까지 농수축산물 상승률 12.1%를 적용해보면, 적정 수준은 1만1210원으로 추산된다. 국방부가 홍보한 내년도 급식단가(1만1000원)는 이보다 210원 부족한 수준이다.
기간을 넓혀 최근 5년간 급식비 단가를 따져봐도 2016년~2018년 3개년 연속 농축수산물 상승률을 적용한 단가보다 각각 132원, 37원, 133원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ㆍ2021년 급식비는 농수축산물 상승률을 적용한 단가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그나마 올해 국방부가 급식비 단가를 8790원에서 1만 원으로 올려서 격차가 줄어진 셈이다.
그동안 반복된 급식 예산 부족 문제는 식재료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못한 편성에 있었다. 국방부는 급식 편성 기준을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닌 외식비, 전기세ㆍ집세 등 각종 공과금 등이 포함된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군 급식비 중 농축수산물 조달 비중이 74%를 차지해 농축수산물의 가격변동을 급식비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 식재료 인상분이 예산 편성 과정에 충분히 녹아들지 못한 탓에 급식 예산 부족은 반복될 수 밖에 없던 구조였다.
지난해 국방부가 대한영양사협회에 의뢰한 정책연구결과에 따르면, 올해 장병 기본급식비 적정수준 역시 1만500원으로 파악됐지만, 실제 반영된 기본급식비는 8790원에 그쳤다. 이는 고등학생 급식비의 80% 수준이다. 이에 국방부는 가용예산을 활용해 올 7월부터 기본급식비를 1만 원으로 인상해 집행하고 있다.
아울러 장병 급식 예산만큼 유연한 예산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곽승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장은 "사실 농수산물인 경우, 계절적으로 워낙 변동성이 크다 보니 실무적으로 예산편성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다만, 최소한 급식 예산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예산 이월'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기보다 유연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주 의원은 "현재 정부안 1만1000원 역시 농축수산물 상승률을 적용해보면 실질적으로 적은 금액이다. 안일한 정책으로 우리 장병들이 피해를 봐왔던 것"이라며 "장병 급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체 물가상승률의 일괄 적용이 아닌 농수축산물 물가 상승률에 따라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