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흥행을 이어가는 ‘오징어게임’이 때아닌 ‘원조 논란’에 휩싸였다.
몇몇 국가의 일부 네티즌 또는 매체가 오징어게임의 전반적인 줄거리, 전개 방식, 특정 소품 등의 기원이 자국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중국은 오징어게임의 줄거리가 아닌 특정 소품의 원조를 주장하고 있다. 바로 오징어게임 참가자들이 입은 초록색 트레이닝복이다.
특히 최근 ‘오징어 게임의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쇼핑몰이 무단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국내 보도가 이어지며 관영매체까지 나서서 반박에 나섰다.
6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오징어게임’이 세계적 인기를 얻자 한국 언론은 중국 쇼핑몰이 中国(중국)이 새겨진 초록색 체육복을 이정재 사진을 이용해 판매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를 지적한 내용도 틀렸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中国(중국)이 새겨진 초록색 체육복과 이정재가 드라마 속에서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모습을 나란히 올리며 중국을 비판했다.
그러나 환구시보는 해당 사진이 2019년 개봉한 중국 영화 ‘선생님,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배우 우징(吳京)의 모습이며 “(초록색 트레이닝복은) 우리가 원조”라고 주장했다.
‘원조 논란’과 별개로 오징어게임은 중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중국은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되지 않는 국가이기에 컨텐츠가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이에 장하성 주중한국대사는 6일 국정감사에서 “중국 내 우리 문화 콘텐츠가 불법 유통되고 있는 상황을 알고 있다”며 “오징어게임은 중국 사이트 60여 개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시정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와 일본의 일부 매체 등도 오징어게임의 원조 격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4일(현지 시간) 인도 매체 인디안익스프레스는 ‘오징어 게임’이 2009년에 개봉한 인도 영화 ‘럭’과 스토리가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럭’은 돈이 급한 참가자들이 거액의 상금이 걸린 생존 게임에 참여하는 내용이다. 456억 원의 상금을 놓고 생존 게임을 펼치는 오징어 게임의 스토리와 유사하다.
해당 매체는 두 작품의 플롯에 차이가 거의 없다고 주장하며 ‘오징어 게임’의 흥행은 “‘럭’보다 예산을 많이 들였기 때문”이라는 네티즌의 반응을 옮기기도 했다.
그러나 ‘럭’에서는 생존을 가리는 게임이 러시안룰렛, 복불복 낙하산 고르기 등 단순히 운을 시험하는 게임이 많다. 이색적인 한국 놀이, 사회문제 지적 등 다양한 요소가 들어간 ‘오징어 게임’과의 차이점이다. 이는 ‘데스 게임’ 장르의 영화가 갖는 설정상의 유사성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에서 만화 및 영화로 제작된 ‘신이 말하는 대로’와 비슷하다는 주장도 있다. ‘신이 말하는 대로’의 첫 번째 데스 게임으로 ‘다루마 씨가 넘어졌다’와 ‘오징어 게임’의 첫 게임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유사하다는 것이다. 두 장면 모두 ‘살아있는 다루마’와 ‘영희 로봇’이 사람들의 움직임을 감지해 죽인다는 점이 같다.
사실 ‘다루마씨가 넘어졌다’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구호만 다를 뿐 거의 같은 놀이다. 둘 다 술래가 뒤돌아 있는 동안 특정 구호를 외치고 돌아서서 움직이는 사람을 잡아내는 게임으로, 일본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유사한 형태의 놀이가 있다.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지난달 15일에 진행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해당 논란에 대해 발언하기도 했다. 황 감독은 "첫 게임이 같을 뿐 그다지 연관성이 없다. 2008년 구상해 2009년 대본을 쓸 때부터 첫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였다. 우연히 유사한 것이지 누가 누굴 따라 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