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인수 기업 “순이익 껑충” = 11일 이투데이가 입수한 M&A 전문 분석업체 머저마켓(Mergermarket) 자료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MBK)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엠에이치앤코(MH&CO), 골프존 카운티, 롯데카드를 인수했다.
MBK가 인수한 기업들은 모두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MBK가 2017년 6월 9일 100% 지분을 인수한 엠에이치앤코는 2019년 매출액 3596억4162만 원, 영업이익 184억2471만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순손실이 약 3895만 원이 나면서 기업 운영은 적자였다. 다음 해 엠에이치앤코는 매출액 3473억6652만 원, 영업이익 178억3561만 원을 기록하면서 약 19억 원가량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골프존카운티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골프존카운티의 2019년 매출액은 1354억9594만 원, 영업이익 381억6657만 원이었다. 당시 골프존카운티는 당기순이익 173억7628만 원을 기록했다.
1년이 지난 뒤, 골프카운티는 매출액 2173억1618만 원, 영업이익 620억4653만 원을 올렸다. 그러면서 약 38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하며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롯데카드도 마찬가지 모습이다. 롯데카드는 2019년 매출액 1조7583억 원, 영업이익 816억2653만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714억3875만 원까지 올렸다.이듬해 롯데카드는 당기순이익 약 989억 원을 기록하면서 수익률을 높였다. 당해 롯데카드의 매출액은 1조7334억 원, 영업이익은 1154억7585만 원을 기록했다.
◇혁신기업과 상반된 모습 = 인수합병 이후 실적은 개선됐지만, 무형자산이 줄어들면서 내실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석근 서강대학교 석좌교수는 국내 인수합병 시장에 대해 “그간의 M&A에서는 영업권이나 개발비등 무형자산에 대한 프리미엄을 주고 인수가 된 사례가 많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기업 재무제표의 무형자산 항목은 기업의 연구개발비 및 상품, 기술 저작권 등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무형자산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건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축소로 해석할 수 있다.
엠에이치앤코는 2019년 말 538억9500만 원을 무형자산에 투자했지만, 537억3200만 원으로 자산 규모를 소폭 줄였다.
롯데카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롯데카드는 2019년 말 기준 2174억 원을 무형자산에 투자했지만, 다음 해인 2020년 2082억4500만 원으로 소폭 줄였다.
물론 각 기업의 사정에 따라 연간 단위 무형자산 규모는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시장 관계자는 “기업의 무형자산 규모는 연간 단위로 얼마든지 줄이고 늘릴 수 있다”며 “기업의 혁신 성장성을 판단하기 위해선 더 장기적이고 복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국내 인수합병 추세는 혁신기업으로의 성장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혁신기업은 묵은 기업의 행태를 바꿔 기업이 새로운 활동으로 기업가치를 올리는 기업을 뜻한다.
지난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글로벌 혁신기업의 현황과 특징’에서 혁신기업이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인수합병을 활발히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를 보면 혁신기업의 생산성도 글로벌 매출 500대 기업보다 높다.혁신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10%에 달했고 혁신기업은 현금성 자산 보유분의 22%를 설비 투자에 지출하면서 기업 미래 가치를 높였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국에서 새로운 혁신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R&D,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늘리고, 투자, M&A를 저해하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